울산시가 추진중인 각종 공단 조성사업이 높은 분양가 산정과 입지선정 잘못 등으로 차질을 빚고 있다.이로 인해 외자유치가 사실상 물거품이 되는가 하면 업체들의 물류비용이 증가하고 수 백억원을 들여 조성하는 공단이 유령공단으로 전락할 우려를 낳고 있다.
17일 울산시에 따르면 남구 부곡동 외국인전용공단의 경우 외자유치를 위해 석유화학단지옆 녹지 8만7,000평을 연말까지 개발, 외국인지분이 30%를 넘는 외국계 업체만 입주시킬 계획이었으나 최근 국내업체에게도 개방키로 했다.
지난 99년 공사 착공 후 공정률이 63%인 현재까지 입주가 확정된 외국계 업체가 한 곳도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가 외국업체 유치에 실패한 것은 사업입안 당시 연간 평당 1~3만원대의 임대가격에 최장 50년까지 임대키로 했다가 평당 47만3,000원에 일반 분양, 입주의사를 밝혔던 외국 투자기업 들이 등을 돌렸기 때문이다.
특히 시가 국내기업 들에게 평당 50~60만원대 이상인 주변지역보다 오히려 낮은 47만원 대에 분양할 방침을 세워 국내기업 일색의 '무늬만 외국인전용공단'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첨단산업단지인 삼동산업단지는 시작부터 제동이 걸렸다. 시는 당초 160억원을 들여 울주군 삼동면 조일리 임야 6만8,000평을 2004년까지 개발할 계획이었으나 환경부가 최근 하류에 위치한 대암댐의 수질악화가 불가피하고 수림이 양호해 개발이 어렵다고 통보한 것.
이에 따라 완공시기가 예정보다 1~2년 이상 늦어질 가능성이 높아졌으며 협의 결렬 시 개발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게다가 분양가격을 당초 평당 20~30만원대로 예정했으나 타당성 조사 용역결과 적정가격이 40만원대로 나와 업체들의 입주 기피가 우려된다.
매곡산업단지는 입지선정이 도마위에 오르내리고 있다. 2004년 6월까지 537억원을 들여 북구 매곡동 17만여평을 개발, 자동차 부품 생산업체 100여개를 유치할 예정이나 경주시가 매곡단지와 인접한 외동에 100여만평 규모의 자동차, 중공업관련 전문단지 조성에 나선 때문이다.
특히 매곡단지의 분양가격이 평당 45만원대인 것에 비해 외동단지는 20~30만원대로 알려져 있어 100%분양을 안심할 수 없는 처지다.
업체 관계자는 "입지장소나 분양가를 현실에 맞게 꼼꼼히 따지지 않고 무작정 사업부터 추진한 결과"라며 "막대한 예산을 들여 공단을 조성하고도 자칫 놀리거나 목적에 벗어난 파행운영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김광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