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종목·투자전략

대외 악재에 휘둘리는 증시… 변동성 지표 4년만에 최고

9월 들어 코스피 하루 지수변동성 1.59% 달해

거래대금 급감에도 투자자간 손바뀜은 활발

"환율 수혜 대형주 등 중심 선별적 접근 바람직"


미국의 금리인상과 중국의 경기둔화 우려로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증폭되면서 국내 증시의 변동성도 4년여 만에 최고 수준까지 치솟고 있다. 대외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의 특성상 외부 변수에 취약할 수밖에 없는 구조인데다 정부 정책이나 기업 실적개선 등을 비롯해 대외변수를 줄여줄 만한 마땅한 호재가 없어 변동성을 더욱 키우고 있다는 분석이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기준 유가증권시장의 9월 평균 일중 지수 변동성은 1.59%로 지난 2011년 11월(1.65%) 이후 3년 9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일중 지수 변동성은 당일 고가와 저가의 차이를 고가와 저가의 평균값으로 나눈 것으로 당일 평균치에서 위아래로 지수가 얼마나 요동쳤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로 사용된다. 코스닥시장 역시 이달 평균 일중 지수 변동성은 3.11%로 2011년 8월(3.49%) 이후 4년 만에 최고 수준까지 치솟았다.

일명 '공포지수'로 불리며 투자자들의 불안심리를 엿볼 수 있는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도 이날 24.14로 마감하며 전 거래일 대비 6.16%나 급등했다. 지난달 초와 비교하면 무려 70% 넘게 오른 수치다. 코스피200 변동성지수는 코스피200 옵션 가격을 토대로 한 달 뒤 지수가 얼마나 변동할지를 예측하는 지표로 지난달 24일에는 28.58까지 치솟으며 3년 8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경기둔화 우려 속에 미국의 금리인상 결정 시기까지 다가오면서 대외적으로 불확실성이 증폭되고 있고 대내적으로도 하반기 기업 실적개선과 정부 정책 기대감이 점차 사라지면서 대외변수를 완화해줄 만한 재료가 전무한 상황"이라며 "국내 증시의 수급 주체 역할을 해오던 기관들마저 최근 들어 뚜렷한 방향성을 보여주지 못하면서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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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제로'의 변동성 장세로 투자자들의 관망심리가 확산되면서 거래대금도 급감하고 있다. 이날 기준 국내 증시의 9월 일 평균 거래대금은 7조6,448억원으로 전월에 비해 1조4,000억원 가까이 줄어들었다.

증시의 변동성 확대로 투자자 간 손바뀜도 활발해지고 있다. 2일 기준 올해 유가증권시장의 상장주식 회전율은 201.44%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77.97%포인트 급등했다. 코스닥시장의 회전율은 385.71%로 전년 동기 대비 133.96%포인트나 상승했다. 주식 회전율은 거래량을 상장주식 수로 나눈 값으로 회전율이 높다는 것은 그만큼 주식의 손바뀜이 잦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시장 전문가들은 미국의 금리인상 여부와 더불어 중국의 실물경제 개선세가 확인되는 이달 중순까지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측했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오는 16~17일(현지시간)로 예정된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통해 통화정책의 방향이 최종 결정되면 대외 불확실성이 감소하면서 국내 증시의 변동성도 점차 완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변동성 장세가 계속 이어지자 증권가에서는 환율 수혜가 예상되는 대형 수출주와 실적 개선세가 뚜렷한 종목을 중심으로 한 투자 전략을 조언하고 있다. 류용석 현대증권 시장전략팀장은 "환율로 대표되는 가격 변수에 잘 대응할 필요가 있다"며 "특히 원·엔 환율의 반등은 자동차와 정보기술(IT) 등 일본과의 수출 경합도가 높은 업종의 가격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최근 낙폭이 컸던 이들 종목을 저가에 매수할 수 있는 기회로 삼을 필요가 있다"고 전망했다.

장희종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변동성 장세에서 실적 전망에 따른 선별적 종목 접근 방식은 유효한 전략이 될 수 있다"며 "오는 3·4분기와 올해 연간 주당순이익(EPS) 전망치 개선 흐름이 나타나는 종목의 성과는 상대적으로 양호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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