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발언대/7월 22일] 지역 경제의 희망과 그림자

"생각 없이 만든 제품, 회사 미래 없다!" 지난 7월 초 최경환 지식경제부 장관이 경산 산업단지 기업을 방문했을 때 회사 벽에 걸려 있던 한 문구다. 우리 경제는 6월 수출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상반기 제조업 노동생산성이 큰 폭으로 증가해 지표상으로는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 완연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경제회복을 대부분 수출기업과 대기업이 견인하고 있다는 것이 못내 아쉽다. 지역의 중소기업, 특히 대기업의 2~3차 협력업체들은 아직 경기회복을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경산의 이 기업은 경기변동에 민감한 자동차 부품을 주로 생산하는 2차 협력업체다. 2009년 상반기까지는 전적으로 국내 납품용 부품을 생산해왔다. 그런 중에도 연구개발(R&D)과 꾸준한 품질향상 노력으로 지난해 8월부터는 독일 BMW와 미국 GM에 부품을 수출하기 시작했다. 올해는 수출물량이 계속 늘어나면서 상반기 생산량은 이미 지난해 수준을 넘어섰다. 수출과 내수 비중이 거의 50대50에 이르게 되고 고용은 지난해 50명에서 40%가 증가해 70 명으로 늘어났다. 반면 여전히 그림자도 남아 있다. 이 회사 역시 협력업체로서 갖는 애로사항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 철강자재 가격이 상승해도 납품가에 적기 반영이 안 돼 비용 인상분을 고스란히 떠안고 있다. 원자재를 구입해 생산ㆍ수출하고 대금을 결제받는 데까지 4~5개월이 소요되는 과정에서 유동성을 공급하는 금융제도도 아직 미흡하고 2004년부터 시행된 외국인 고용허가제도 또한 기업 입장에서는 여전히 만족스럽지 못한 점이 많다. 이제는 정부ㆍ금융기관 및 여러 기업지원 조직들이 중소기업의 애로 해결을 위해 머리를 맞대야만 한다. 지역 고용의 주역인 중소기업이 겪는 금융상 애로, 생산ㆍR&D 인력의 부족 등을 보다 원천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발벗고 나서야만 한다. 지역 내에서 기업지원 금융이 실핏줄처럼 흐르고 인재양성과 고용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도록 하는 데 지역경제 정책의 최우선을 둬야만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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