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자리 배정받은 재보선 의원도 있어
지난 26일 본회의장, 여당 내 각 계파의 대표를 맡고 있는 김무성(비박근혜계) 새누리당 대표와 서청원(친박근혜계) 최고위원이 나란히 앉았지만 찬바람이 불었다. 본회의 개회 이후 9분 만에 산회했지만 대기 시간부터 본회의장을 빠져나가기까지 두 사람은 별다른 대화 없이 다른 곳만 응시했다.
앞서 7·14 전당대회 때 치열하게 경쟁하면서 생긴 앙금이 아직 가시지 않은 데다 최근 당내 친박 배제 논란까지 가세하면서 껄끄러운 두 인물이 공교롭게 본회의장에 나란히 앉게 된 것이다. 본회의장 좌석이 선수와 당직 등을 고려해 배정되면서 빚어진 모습이다.
29일 정치권에 따르면 본회의의 가장 상석은 뒷자리다. 출입구와 가깝기도 하고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회의에 임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관행적으로 당 지도부를 뒷자리에 배정한다. 이에 따라 당 대표와 최고위원 순으로 좌석을 배정하면서 전당대회에서 2위를 한 서 최고위원이 김 대표 옆에 자리하게 된 것이다. 그 뒤를 이어 김태호 이인제 김을동 이정현 의원이 순서대로 자리했다.
국회 사무처 관계자는 “국회 본회의장이 경사가 져 있다 보니 의원들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뒷좌석이 상석이라 주로 당 지도부들이 앉는다”며 “보통 당 대표 혹은 원내대표가 당직을 반영해 관행적으로 좌석을 배정해오고 의장은 이에 합의해주는 방식으로 좌석이 배정된다”고 설명했다.
앞서 새정치민주연합의 안철수 전 공동대표도 본회의장에서 여당 의원들과 비교섭단체 의원들 가운데 자리해 이목이 쏠렸다. 지난해 4월 재보선에서 무소속으로 국회에 입성해 무소속 구역에 좌석이 배정될 수밖에 없었다.
이와 관련해 국회 사무처 관계자는 “교섭단체와 달리 비교섭단체는 국회의장이 선수 등을 반영해 좌석을 배정한다”고 언급했다.
반면 ‘어부지리’로 ‘좋은’ 자리에 앉은 의원들도 있다.
7·30 재보선 때 국회 배지를 단 초선 의원들 가운데 일부는 선수가 낮음에도 뒷줄에 앉아 눈길을 끌었다. 새누리당의 김용남 의원은 뒤에서 세 번째 줄, 홍철호 의원은 뒤에서 네 번째 줄에 자리했다. 19대 초선으로 들어온 김동완, 홍지만 의원이 맨 앞줄인 것과 대조적이다.
이에 대해 정치권 관계자는 “지난 재보선에서 유정복, 남경필 등 중진급 의원들이 나가고 초선 의원들이 들어오다 보니 그렇게 된 것 같다”면서 “전체적으로 의석을 다시 배정하기에는 혼란이 커 (재보선 의원을) 큰 변동 없이 좋은 자리에 배정해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