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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빙 앤 조이] 자연 그대로의 풍요로움 가득

"황소 타고 8초 버텨라" 로데오도 볼만<br>세계 3번째 국립공원 해마다 300만명 찾아





[리빙 앤 조이] 자연 그대로의 풍요로움 가득 "황소 타고 8초 버텨라" 로데오도 볼만세계 3번째 국립공원 해마다 300만명 찾아 우현석 기자 hnskwoo@sed.co.kr ■ 밴프 국립공원 세계 곳곳의 관광지는 저 마다의 개성을 가지고 있다. 그런 다양성과 특장을 인정한다면 관광지들을 비교하는 것은 부질 없는 짓이다. 하지만 세계 곳곳을 둘러 본 여행 마니아들도 캐나다 로키의 중심인 밴프(Banff)에 와서는 대자연의 장엄함에 마음이 숙연해진다. 선교사 로버트 런들(Robert Rundle)의 이름을 딴 런들산, 1885년 캐나다 최초로 유황온천이 발견된 설파산(Sulfa Mt.)에 둘러 싸인 미네왕카(인디언 말로 영혼이라는 뜻) 호수는 산중에 있어 그 것이 호수라는 것을 알 수 있을 뿐 그 규모의 방대함은 호수의 본분을 뛰어 넘는다. 한 때 이 곳 사람들은 호수 한 복판으로 배를 타고 들어가면 뒤집히는 일이 잦아서 반인반어(半人半魚)의 악마가 살아 배를 물밑으로 끌어들인다고 믿었다. 하지만 이 곳 지형상 ‘시눅’(Chinook)이라는 높새 바람이 불어 배가 뒤집히는 것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 것은 훨씬 후의 일이다. 산과 호수 사이를 활 모양으로 구불구불 흘러 ‘보우’(Bow)라는 이름이 붙은 강도 밴프의 대자연을 이루는 각개의 구성원이다. 보우강은 마릴린 먼로 주연의 영화 ‘돌아오지 않는 강’이 촬영된 장소이기도 하다. 캐나다 최초이자 세계에서 세번째 국립공원으로 제정된 이 곳 밴프의 면적은 6,600㎢. 이 곳을 찾는 방문객 숫자는 연간 300만 명에 이른다. 이 곳에 살고 있는 주민 8,300명의 340배다. 하지만 이렇게 방문객이 많은 밴프라고 해도 우리나라 관광지에서 처럼 엄청난 위락 시설을 찾아 볼 수는 없다. 캐나다 사람들은 땅 덩어리가 넓다고 마구잡이로 부동산 개발에 나서지 않기 때문이다. 이들은 축복 받은 이 땅을 후손에 물려줄 자연 유산으로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 밴프의 가장 큰 건물이라고 꼽히는 림락호텔(Rimrock Hotel)은 9층에 불과하다. 세계 굴지의 관광지로 꼽히는 이 곳에 이 정도 규모의 호텔은 겨우 3곳. 이들 외엔 3층 이상 호텔도 찾아 볼 수 없다. 하지만 자연의 입장에서 보면 인공(人工)의 빈곤이 오히려 풍요다. 그래서 날이 어두워지면 밴프시내 찻길에 꽃사슴이 서성대고, 외곽으로 조금 나가면 집채 만한 엘크와 회색곰들이 활보한다. 밴프시내에서 북쪽으로 조금 올라가면 또 다른 비경 루이스호수(Lake Louise)가 자리를 잡고 있다. 루이스 호수의 이름은 영국의 왕족 이름에서 따 온 것으로 알버타공(公)이라는 사람이 이 지역의 통치권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의 부인이 빅토리아 여왕의 넷째 딸인 루이스 공주여서 호수의 이름을 레이크 루이스(Lake Luise)라고 붙이게 됐다. 루이스 호수를 처음 발견한 사람은 산 아래서 마구(馬具)용품을 팔던 톰 윌슨(Tom Wilson)이라는 자였다. 어느 날 산 위에서 천둥 보다 더 큰 소리를 들은 그는 스토니족 인디언을 길잡이로 세워 산으로 올라갔다. 그는 그 소리가 빙하가 호수로 떨어지면서 난 소리라는 것을 알게 됐다. 오늘 날 세계 10대 절경으로 꼽히는 루이스 호수는 그렇게 자태를 드러냈다. 이 곳 북미 최대의 리조트 안에는 루이스 호수를 굽어보는 레이크루이스 호텔과 1,700만㎡의 스키장에 139개의 슬로프가 있다. 스키장은 선샤인 빌리지(Sunshine Village)등 총 3곳으로 200㎞의 슬로프가 겨울이면 스키어들을 맞는다. ImageView('','GisaImgNum_1','default','550'); ■ 캐나다 파이널스 로데오 느긋한 캐나다 사람도 행동이 빨라질 때가 있다. 바로 로데오 경기장 안에서다. 거친 야생마, 집채 만한 황소와 맞서는 서부 사나이들의 움직임은 태고에 자연과 싸우던 인간의 원초적 본능이다. 생전 처음 로데오를 구경하는 기자 일행도 시합이 시작되자마자 모두 넋을 잃을 정도였으니, 실제로 시합을 하는 선수들과 현지인들의 흥분은 설명할 필요가 없었다. 카우보이 모자에 가죽바지를 입은 호남(豪男)들은 날뛰는 야생마와 황소의 등에 사력(死力)을 다해 들러 붙었다. 이 들이 살아남기 위해 버텨야 하는 시간은 8초. 8초를 견디면 심판들은 카우보이의 손을 들어준다. 이 서부의 사내들은 ‘기마민족’이 아무나 사용할 수 있는 단어가 아니라는 것을 온 몸으로 보여준다. 실제로 경기 중에 열세 살도 안된 소년이 황소에 깔리는 사고가 일어났는데 그는 몇 분후 스스로 일어나 경기장 밖으로 걸어나갔다. 이들 로데오 선수들은 “나는 다시 태어나도 8초만 버티면 먹고 살 수 있는 이 직업을 선택할 것”이라며 자신의 핏속에 흐르는 유전자가 유목민의 DNA임을 자랑한다. 캐나다 파이널스 로데오(Canadian Finals Rodeo)가 열린 날 에드먼턴 시내는 아침부터 카우보이 모자에 청바지 차림의 남자들이 거리를 활보했고, TV에서는 시시때때로 로데오 실황을 중계하는 등 도시전체가 들뜬 분위기였다. 카우보이와 소·말의 대결…처음 봐도 넋을 잃을 정도 대회 마지막 날 아침 쇼 컨퍼런스센터(Shaw Cnference Center)에서 열린 ‘카우보이 시상 조찬’에는 에드 스텔마(Ed Stelmach)알버타주 수상을 비롯, 주상공회의소 의장, 무역협회장 등 주요기관 단체장에 미국의 미스 로데오까지 참석, 대회에 쏠린 관심을 반영했다. 이 자리에서 한 관계자는 “캐나다 로데오 파이널의 산업유발 효과는 1억 5,000만 달러”라며“독일에 옥토버페스트가 있는 것 처럼 우리에겐 캐나다 로데오 파이널이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ImageView('','GisaImgNum_2','default','550'); 이날 저녁 평소 아이스하키 경기장으로 이용되는 1만7,000명 수용 규모의 렉솔(Rexall Place) 실내 링크에는 거의 만석(滿席)에 가까운 1만6,000여명의 관중이 들어 찼다. 이날 경기에서는 ▲안장 없는 말타기(Bareback) ▲소뿔 잡고 쓰러뜨리기(Steer Wrestling) ▲어린이 황소타기(Boys Steer Riding) ▲두 명이 로프로 송아지 잡기(Team Roping) ▲안장 얹은 야생마 타기(Saddle Bronc) ▲로프로 송아지잡기(Tie-Down Roping) ▲여성 로데오 종목인 말타고 술통돌기(Ladies Barrel Racing and Bull Riding) 등 7종목이 열렸다. 노스랜드(Northlands)社가 주최한 이번 2008 캐나다파이널로데오(CFR: Canada Final Rodeo)는 캐나다는 물론 미국 등 여러나라의 선수들이 참가하는 국제대회로 총상금이 100만 달러에 이르는 대형 이벤트(www.canadianfinalsrodeo.com). 이 날 시합에는 캐나다 프로 로데오협회(Canadian Professional Rodeo Association)가 선정한 고득점 선수 10명과 캐나다 로데오 투어 고득점자 2명 등 12명이 참여해 자웅을 겨뤘다. 내년 대회는 11월 11일부터 15일까지 5일간 예정돼있다. (문의:780-451-8000, www. ticketmaster.ca) ■ 웨스트 에드먼턴 몰 알버타주의 주도 에드먼턴에 있는 쇼핑과 놀이공간도 빼놓을 수 없다. ImageView('','GisaImgNum_3','right','260'); 세계최대 규모의 쇼핑몰인 웨스트 에드먼턴 몰(West Edmonton Mall)은 53만㎡의 면적에 800여개의 상점과 놀이시설이 들어서 있다. 2만대의 차량을 수용하는 주차장에서 몰 안으로 들어갈 때 58개나 되는 출입구 번호를 잘 기억해 놓아야 나갈 때 헤매지 않는다. 매년 알버타 전체 인구의 7배에 달하는 2,820만 명이 방문하는 쇼핑몰 안에는 세계 최대 규모인 2만㎡의 워터파크와 아이스링크도 있다. 몰 안에 함께 있는 웨스트 에드먼톤 판타지랜드 호텔은 지난 87년 개관한 12층에 355실 규모로 숙박료는 20만~ 40만원선. 아프리카, 폴리네시안 등 12개 테마룸으로 구성돼 있다. 배우 없는 다큐영화제 관객들 열기 알버타는 사시사철 축제가 이어지는 곳이다. 11월은 여행의 비수기였지만 이에 아랑곳 하지 않고 2개의 영화제가 열리고 있었다. 상업성이 없는 영화제들이었지만 객석은 빈 곳이 없었고, 관객의 열기는 극장 밖의 추위를 녹일 정도였다. ■ 밴프 산악영화ㆍ책 축제 올해로 33회째를 맞는 밴프 산악영화ㆍ책축제는 지난 1일부터 9일까지 9일간 개최됐다. 영화위원회는 37개국이 스포츠, 클라이밍, 환경, 문화, 픽션 부분에 걸쳐 출품한 263개 작품들 중 50작품을 걸러냈다. 이번 행사의 가장 큰 특징은 모든 영화가 고화질(HD)급으로 제작됐다는 점. 주제도 기존의 산악영화에서 환경과 자연보호로까지 확대됐다. 섀넌 오도노휴(Shannon O'Donoghue)기획실장은 "관람객이 10년전 보다 2배로 늘어 올해는 1만명을 돌파했다"며 "내년 6월에는 베네수엘라에서 월드투어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비전 필름 페스티벌 ImageView('','GisaImgNum_4','right','260'); 글로벌 비전 필름페스티벌(Global Visions Film Festival)은 올해로 27년째를 맞이하는 다큐멘터리 영화제. 올해에는 20개 언어를 사용하는 26개 나라들이 참가, 에드먼턴의 파라마운트 극장등 3곳에서 지난 6일부터 9일까지 '당신의 마음을 여행하게 하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나흘간 진행됐다. 페스티벌 기획자인 캐서린 호이(Katherine Hoy·사진)는 "대부분의 참가작들은 휴머니즘과 인권에 관한 주제를 다루고 있어 관객의 숫자가 1만7,000명까지 늘어났다 "며 "올해 참가한 37개 작품 중에는 두개의 오스카상 수상작과 3개의 후보작이 포함돼있다"고 말했다. 올해의 개막작은 지난 99년 아프리카에서의 구호활동으로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제임스 오빈스키(James Orbinski)박사의 구호활동에 관한 기록물 '뒤틀린 세계로의 여행'(A haunting trip back to a world gone awry)이 상영됐다. ▶▶▶ 관련기사 ◀◀◀ ▶ [리빙 앤 조이] 캐나다 알버타 기행 ▶ [리빙 앤 조이] 자연 그대로의 풍요로움 가득 ▶ [리빙 앤 조이] 환절기엔 돼지고기가 보약 ▶ [리빙 앤 조이] 첼로의 거장 요요마 ▶ [리빙 앤 조이] ■ 새로나온 음반 ▶ [리빙 앤 조이] 무조건 큰 눈 보다 자연스러움이 중요 ▶ [리빙 앤 조이] 첫 경험의 중요성 ▶ [리빙 앤 조이] 땅끝 포구 '고으리(여수)' 사계절 관광지로 ▶ [리빙 앤 조이] 돌산 갓·장어탕·게장백반…입도 행복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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