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책과 세상] '넷세대'가 미래를 이끈다

컴퓨터에 중독된 버릇없는 아이들?<br>디지털기술 공기처럼 마시고 흡수 인터넷 통해 사회적 네트워크 형성<br>개방된 태도로 가족 문화 바꾸고 합리적 소비·새 기업경영도 주도<br > ■ 디지털 네이티브 (돈 탭스콧 지음, 비즈니스북스 펴냄)


최초의 글로벌 세대인 '디지털 네이티브'는 디지털 기술 속에서 새로운 패러다임을 구축해간다. 책은 이들을 지탄하기 보다는 소통하고 이해하라고 권한다


"요즘 애들은 못써. 버릇이 없고 자기 밖엔 몰라. 무슨 생각을 하면서 사는지 모르겠어." 세월이 변해도 크게 변하지 않는 자녀세대를 향한 부모세대의 비난이다. 인터넷이 등장한 후 부모세대의 비난은 더 거세지고 있다. '우리 때보다 더 멍청해' '컴퓨터에 중독돼 사교 기술을 잃어버렸어' '운동은 커녕 건강을 돌볼 시간이 없어' '부끄러움이 없어' '부모들이 귀하게만 키워서 그런지 방향을 못 잡고 세상을 표류하고 있어' '지적재산권을 위배하는 절도범이야' 등등 넷세대에 대한 의견은 부정적이다 못해 냉소적이기까지 하다. 어린 시절부터 인터넷을 이용하던 넷세대가 바야흐로 성인이 되고 있다. 이들이 사회 주도층에 편입되면서 기존 세대와는 전혀 다른 패러다임으로 새롭게 세계를 창조하고 미래를 주도할 강력한 존재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의 미디어 분야 권위자로 평가 받는 저자는 어른들의 이 같은 비난은 기우에 불과하다고 일축한다. 그는 이들을 최초의 글로벌 세대인 '디지털 네이티브(Digital Nativeㆍ디지털 원주민)'라 부르고 특징을 정리했다. ▦선택의 자유를 중시한다. ▦물건을 자신의 개성에 맞게 고쳐 쓰고 싶어한다. ▦천부적으로 협업에 뛰어나다. ▦강의가 아니라 대화를 즐긴다. ▦학교와 직장에서도 즐겁게 생활하고 싶어한다. ▦속도는 일상이며 혁신은 생활의 일부다. 디지털 네이티브는 디지털 빅뱅으로 출현한 신인류로 아날로그 세대는 물론 디지털 혁명을 주도한 과거 베이비 붐 세대와 차원이 다르다. 베이비 붐 세대가 디지털 혁명을 주도했다면 넷세대 즉, 디지털 네이티브는 디지털 기술을 공기처럼 마시고 흡수하며, 그 속에서 성장하면서 새로운 패러다임을 구축해 가는 세대다. 저자는 향후 각 분야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게 될 디지털 원주민의 실체를 제대로 파악하는 것이야 말로 변화하는 사회를 예측하고 대응하는 지름길이라고 귀띔한다. 책은 전 세계 12개국 이상에 거주하는 1만여명의 넷세대를 조사하고 심층 인터뷰한 결과를 바탕으로 디지털 네이티브의 특징을 8가지로 정리했다. 골자는 빠른 속도, 소통, 방대한 정보 수집이라는 공통점을 보인다는 것. 이들은 인터넷을 통해 사회적인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원하는 주제에 대해 짧은 시간에 세계와 공유하고, 문제를 토론하며 해결책을 찾아내는 개방적인 세대다. 가족 문화도 변화시킬 것으로 예고된다. 디지털 문화를 이해하는 최초의 부모세대가 돼 자녀세대에게 훨씬 부드럽고 개방적인 태도를 갖출 것이라는 게 저자의 판단이다. 경제분야의 변화 역시 간과할 수 없다. 인터넷을 통한 합리적인 소비를 주도하고 사회적으로 불성실한 기업에 대해 적극적으로 보이콧하면서 기업 경영의 패러다임을 바꿀 것으로 예상한다. 특히 저자는 넷세대 사원을 맞이할 경영자들에게 충고를 아끼지 않는다 "채용, 훈련을 재고하고 이들과 좋은 관계를 도모하라. 젊은 사람들이 내는 목소리를 경청하고 이들이 힘을 발산시킬 수 있도록 해야 이들과 함께 호흡하며 살 수 있다." 그 밖에도 책은 교육자, 마케팅전문가, 시민사회 등 각 부문에서 디지털 네이티브와 교감할 수 있는 지침을 자세하게 소개한다. 쾌속과 소통 그리고 실시간 정보수집을 원하는 디지털 네이티브를 이해하고 싶은 독자에게 일독을 권한다. 2만 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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