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수급구조 개선 기대 불구 보수적 투자전략 유지를

주식시장이 수급개선에 힘입어 곧 바닥에서 탈출하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지수 반등을 노린 개인들의 단기투자자금인 `스마트머니`가 증시로 들어오고 있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는데다 국민연금을 비롯한 기관들도 자금을 투입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거래량과 거래대금도 최근 크게 늘어났다. 종합주가지수가 5일 미 증시 하락에도 불구하고 약보합세로 마감하며 600선을 지켜낸 것도 이 같은 기대감에 따른 매수세가 유입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아직까지는 자금유입 규모가 미미해 수급개선 기대감은 말 그대로 기대감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한다. 수급개선에 대한 기대감에 힘입어 증시가 하방경직성은 유지하겠지만 반등 모멘텀으로 작용하기는 힘들 것이라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이에 따라 단순한 기대감에 의한 낙관적 전략을 수립하기보다는 기대감이 현실화되는 시점까지 보수적인 입장을 견지해야 한다고 권했다. ◇`스마트머니` 유입효과, 아직은 미미=지난해 말 이후 지속적인 감소세를 보여온 고객예탁금은 지난달 24일 7조5,000억원대를 바닥으로 늘어나기 시작해 지난 3일 3,000억원 가량이 늘어난 7조8,000억원대로 올라섰다. 특히 이 기간 동안 개인들이 2,700억원 정도 순매수에 나서 예탁금 감소 요인이 발생했음에도 오히려 예탁금이 늘었다는 것은 새로운 개인 자금이 증시로 유입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하지만 개인들의 스마트머니가 과연 주식시장의 상승 모멘텀으로 작용할지는 미지수다. 과거 개인들의 자금 유출입 동향을 살펴볼 때 지속성을 찾아보기 힘들기 때문이다. 지난해 9월부터 지수가 하락세를 보이며 10월 중순 저점을 찍을 때까지 개인들은 1조원이 넘는 매수세를 보이다가 막상 지수가 반등세로 돌아선 2주 동안은 오히려 1조원대의 매도세를 보였다. 서정광 LG투자증권 연구원은 “스마트머니로 불리는 개인자금은 단기차익을 노린 자금일 뿐 시장 견인력이나 지속성을 장담하기 힘들다”며 “이에 따른 뇌동매매는 자제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올 들어 개인들이 주로 사고 있는 업종이 전기전자ㆍ통신ㆍ증권 등 상승 모멘텀이 높지 않은 업종이라는 점도 스마트머니 유입에 대한 기대감을 반감시키고 있다. ◇기관과 외국인의 본격적인 매수전환도 기대난=최근 연기금의 주식투자 확대움직임에다 증권 유관기관이 적립금을 증시에 투입키로 하고 국민은행도 1조원 이상을 주식에 투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수급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한층 높아졌다. 하지만 아직 이들 자금들의 집행 시기나 방법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이 결정된 바 없어 당장 주식시장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기는 힘든 상황이다. 또 지난 2001년 9.11테러 직후에도 연기금 자금이 증시에 투입됐지만 당시 지수가 500선 부근이었다는 점을 고려할 때 600선을 횡보하는 현 지수대에서 자금을 조기 집행할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또 외국인들이 올들어 전체 매매규모를 늘리지 않고 있는 가운데 꾸준히 매도우위 기조를 이어가고 있는 점도 부담이다. 조덕현 한화증권 시황분석팀장은 “의미 있는 바닥은 외국인들의 대규모 매수와 매도가 엇갈리며 과매도 국면이 나온 후 다시 외국인이 순매수로 돌아서는 시점에 나타나곤 한다”며 “아직 외국인 매매동향에서 이 같은 움직임을 읽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단기적으로 개인 선호주, 중장기적으로 기관선호주 관심둬야=당분간 지수의 박스권 움직임을 고려한 단기매매 전략이 바람직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수급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당장 반등을 이끌어 내기에는 부족하지만 적어도 580선에서의 지지력을 높여주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대한투신증권은 최근 수급상황을 고려해 단기적으로 개인선호 종목에 관심을 두다가 중장기적 관점에서 연기금 자금의 증시투입을 염두에 둬 기관선호 종목으로 갈아타는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개인 선호 낙폭과대주로는 한섬ㆍ대한전선ㆍ중앙건설ㆍ고덴시ㆍ계양전기 등이, 기관선호 지수 관련주로는 현대차ㆍ삼성SDIㆍ대덕전자ㆍLG전자ㆍ대한항공ㆍ신세계 등이 꼽혔다. <이재용기자 jylee@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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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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