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벤처도 글로벌화가 화두


"시작은 늦었지만 변화 속도는 세계 최고." 글로벌 경영 컨설팅 회사 맥킨지가 올 6월 한국 인터넷 사용자들에 대한 조사를 마치고 내린 결론이다. 일례로 국내의 스마트폰 도입은 다른 나라보다 2년 정도 느렸지만 확산 속도는 가장 빠르다. 최근 국내 스마트폰 가입자수는 2,000만명을 넘어 보급률 40%를 돌파했다. 이로 인한 사회의 변화는 관련 업계 종사자로서 느끼기에도 그 역동성에 놀랄 지경이다. 한편으로 이 같은 변화는 국내 벤처 업계에 위기이자 기회일 수 있다는 생각을 해본다. 현재 국내 사용자들은 구글ㆍ페이스북ㆍ트위터와 같은 미국 서비스에 더 이상 거부감을 가지지 않는다. 과거에는 미국에서 혁신적인 정보기술(IT) 서비스가 나오면 이를 국내에 도입하기까지 다소 시간이 걸렸다. 많은 국내 벤처들은 그동안 한국인들의 정서와 문화를 감안한 '한 단계 진화된 서비스'로 기회를 잡았다. 하지만 이제 국내 사용자들은 그것을 기다리지 않고 곧바로 미국의 서비스를 이용한다. 하지만 벤처 단계에서부터 글로벌 업체들과 직접 경쟁하거나 협력한다면 위기를 기회로 되살릴 수 있다. 세계에서 제일 잘 갖춰진 IT 기반과 새로운 것에 빠르게 적응하는 국민성은 가장 좋은 자산이다. 또한 현재의 젊은 세대 중에는 개방적인 문화에서 자란 '글로벌 인재'가 많아 더욱 도전해볼 만하다. 미국 실리콘밸리 벤처들은 서부에서 시작해 동부로 확장하고 유럽으로 진출한 다음 마지막으로 아시아에 눈을 돌려왔다. 때문에 한국에서 시작하더라도 빠르게 확장해 아시아 선두주자가 될 수 있다면 미국 회사와 맞대결할 수 있다. 현재 가장 역동적인 경제 활동이 이뤄지는 대륙인 아시아에서 선두 기업이 된다면 구글 같은 글로벌 IT 회사로 발전하는 것도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몇 년 전 미국 야후에 인수됐던 중국의 전자상거래 회사 알리바바가 역으로 야후 본사 인수 전에 뛰어든 사례를 보면 알 수 있다. '창업국가'로 불리는 이스라엘의 경우 일찍부터 벤처의 글로벌화에 성공, 국가 경제에 이바지하고 있다. 인터넷 1세대가 세운 벤처는 미국 업체 등에 매각돼 벤처캐피털의 기반이 됐고 글로벌 업체와 손을 잡은 벤처를 국민들은 응원해줬다. 덕분에 지금 미국 실리콘밸리에서는 성공한 이스라엘 벤처 사업가들을 쉽게 만나볼 수 있다. 벤처의 토양이 글로벌화를 통해 비옥해지면 국가 경제라는 숲도 더욱 풍성해질 수 있다. 동시에 창업을 생각하는 수많은 젊은이들에게 꿈을 안겨줄 수 있다. 젊은이들이 세계를 무대로 꿈을 꿀 수 있는 사회, 그것이 내가 생각하는 이상향이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