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한중일 바둑 영웅전] 키울 찬스가 있었다

제3보(32∼41)



백32로 끼워넣는 이 수가 이 장면의 정답이었다. 흑33으로 물러선 것은 절대수. 여기서 백34로 호구치는 수가 선수로 듣고 있다. 백그라운드가 어느 정도 형성되자 이세돌은 백36으로 건너붙여 흑의 포위망에 구멍을 내는 방향으로 나갔다. 강동윤은 흑37 이하 41로 대응하여 흑이 나쁘지 않다고 여겼고 검토실에서도 바둑은 이제부터라고 생각하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이세돌의 생각은 달랐다. 그는 백40이 놓인 시점에서 이미 승리를 예감하고 있었으니…. 대국 이튿날 한국기원에서 만난 윤현석 9단에게 복기 당시의 상황에 대하여 들었다. "문제는 하변이었어요. 하변을 모두 흑진으로 만들 수만 있다면 흑이 나쁘지 않은 바둑이었다는 게 이세돌의 얘기였어요."(윤현석) 실제로 흑이 하변을 확정지로 만들 기회가 있었다. 백이 36으로 붙여 자기돌의 수습에 나섰을 때가 그때였다. 참고도1의 백1을 외면하고 흑2로 굳혔더라면 흑이 도리어 유망한 바둑이었던 것이다. 실전보의 진행에서 흑39는 일단 이것이 최선이었다. 참고도2의 흑1로 받는 것이 성립되면 좋겠지만 팻감 관계로 그게 잘 안된다. 백8이라는 절대 팻감이 있어서 흑의 봉쇄작전이 허사로 돌아가게 된다. 백14까지(7은 4의 위. 10은 5의 아래) 되고 보면 끊긴 흑 2점이 고스란히 잡힌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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