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한국 경제 올해도 '4월은 잔인한 달'

3년째 유가·환율 등 경제악재 망령 되풀이

이달들어 유가와 환율 등 대외변수가 우리 경제에 큰 부담이 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몇년간 4월만 되면 비슷한 현상이 반복된 것으로 나타나 관심을 끌고 있다. 매년 1.4분기를 보내고 한해 경기흐름이 좌우되는 시점에서 악재가 속출하면서한국 경제에도 4월은 '잔인한 달'이라는 자조섞인 우려가 나오고 있다. 19일 한국은행과 재정경제부 등에 따르면 지난 2004년부터 올해까지 공교롭게도매년 4월이면 국제유가와 환율 등이 불안한 모습을 보이면서 한해 우리경제의 전망을 어둡게 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04년 4월에는 이라크 정세 불안 등으로 국제유가가 급등한 가운데 중국정부의 긴축정책 발언에 따른 '차이나쇼크'까지 등장하면서 우리 경제가 재앙을 맞을 것이라는 위기론이 급부상했다. 당시 4월 29일 중동산 두바이유 가격은 배럴당 33달러선을 돌파하며 90년 걸프전 이후 14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 선물가는 40달러에 육박했다. 바로 전날인 4월28일에는 원자바오 중국 총리가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중국의 강력한 성장세에 제동을 걸 필요가 있다"고 밝혀 중국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는우리나라는 물론 전세계를 긴장시켰다. 이날 '차이나 쇼크'로 인해 원.달러 환율이 장중 10원 이상 급등한 반면 서울증시 종합주가지수는 3% 가까이 폭락하는 등 국내 금융시장은 급격히 출렁거렸다. 이어 지난해 4월에는 유가, 환율, 북핵 등 3대 악재가 모처럼의 경기회복 전망에 찬물을 끼얹었다. 식목일을 하루앞둔 4월 4일 현지에서 거래된 중동산 두바이유 가격은 배럴당 50. 51달러를 기록하면서 처음으로 50달러선을 넘어서 100% 원유 수입국인 우리나라 경제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웠다. 이어 4월 25일에는 원.달러 환율이 7년 5개월만에 처음으로 900원대에 진입하면서 우리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에 큰 타격을 입혔으며, 설상가상으로 북한의 핵실험준비설까지 불거지면서 경제회복에 발목을 잡았다. 올해도 '4월의 망령'은 어김없이 되살아나 일각에서는 벌써부터 '더블딥(double-dip)' 가능성까지 점지고 있다. 연초 급락한뒤 3월들어 다소 회복세를 보이던 환율이 이달들어 급락하면서 950원대 초반까지 밀렸으며, WTI 가격이 사상처음으로 70달러를 넘어서는 등 대외 악재가 잇따라 등장했다. 이에 따라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올해 경상흑자 전망치를 기존124억달러에서 41억달러로 대폭 하향조정하는 한편 올하반기 경기가 하강곡선을 그릴 수 있다는 경고를 내놓기도 했다. 한은 관계자는 "환율, 유가 등에 '4월 효과'가 특별히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그러나 2.4분기의 첫달인 4월에 경제 악재가 등장하면 한해 경제전망이 어두워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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