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3·30대책 한달] ① 절반의 성공…급한 불은 껐다

3.30 대책이 한 달 가까이 시장에 미친 영향은'절반의 성공'으로 요약된다. 26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재건축 개발부담금과 투기지역내 투기지역내 6억원초과 고가 아파트 대출에 대한 총부채상환비율(DTI) 적용 등으로 주택 매수세가 눈에 띄게 줄고, 강남권 재건축과 일반아파트의 호가 상승세가 멈췄다. 하지만 지난주 중반부터 일부 강남권 재건축 단지는 저가 매물이 소화되며 가격이 다시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고, 대출 제한과 무관한 비투기지역은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이는 '풍선효과'도 나타나고 있어 3.30대책의 약발이 얼마나 지속될 지 의문을 표시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 재건축 약세속 일부 거래 성사 = 개발부담금의 직접적 영향권인 서울 강남권재건축 단지는 3.30대책 발표 직후 보름여 동안 가격이 급락했다. 사업 초기단계인 서울 강남구 개포동 주공1단지는 대책 발표후 5천만-1억5천만원까지 하락했다. 13평형의 경우 3.30대책 이전 6억7천만-6억8천만원에서 이달 중순에는 6억1천만원까지 떨어졌고 17평형도 지난달 말 13억5천만원에서 1억5천만원 내린 12억원 선을 기록했다. 송파구 잠실 주공5단지도 3.30대책 발표 이후부터 이달 중순까지 평균 5천만원이 떨어졌다. 일반분양분이 많아 개발부담금을 클 것으로 보이는 강동구 고덕 주공 저층 단지도 3.30대책 이후 평균 2천만-3천만원 하락했다. 고덕동 실로암공인 양원규 사장은 "개발부담금도 걱정이지만 DTI적용으로 대출이 축소된 게 크게 작용하고 있다"며 "사고 싶어도 대출 제한 때문에 엄두를 못내는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난 주 중반부터 일부 재건축 단지의 저가 매물이 소화되며 호가가 다시 오르는 추세다. 강남구 개포 주공1단지의 경우 지난 주말 11평형은 4억5천만원,13평형은 6억6천만원 선으로 3.30대책 이전 수준을 거의 회복했다. 개포동 남도공인 이창훈 사장은 "약 3주 동안 가격이 빠지자 바닥을 쳤다는 심리가 되살아나며 대기중이던 매수자들이 급매물을 사들인 것이 원인"이라며 "싼 매물을 사겠다는 사람은 있는데 매물이 거의 없어 가격이 더 떨어지지는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송파구 잠실 주공5단지도 지난주부터 싼 물건을 중심으로 거래가 되고 있다. 송파공인 최명섭 사장은 "지난주 저가 매물 5개가 거래되자 주인들이 호가를 슬금슬금올리고 있다"며 "이런 분위기가 지속된다면 3.30대책의 약발이 금방 끝나지나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재건축 관리처분계획이 임박해 9월초 시행될 개발부담금을 적용받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서초구 잠원동 한신 5, 6차 등은 3.30대책 이후에도 호가가 강세다. 다만매물이 귀하고, 매수자도 많지 않아 가격이 강보합세에 머물고 있다. ◇일반 아파트 매수세 주춤 = 투기지역내 일반아파트는 대체로 가격 상승을 멈추고 거래가 중단된 곳이 많다. 연초부터 급등세를 보이던 양천구 목동은 3.30대책 이후 집값 상승세가 다소 진정되는 모습이다. 다만 대출제한을 받는 6억원 초과 아파트도 매물이 늘거나 가격이떨어지진 않고 있다. 목동 쉐르빌공인 조희창 사장은 "DTI적용으로 매수자들이 관망세로 돌아서자 매도, 매수자 사이의 힘겨루기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다만 대출 제한이 없는6억원 이하의 20평형대는 싼 매물을 중심으로 일부 거래가 된다"고 말했다. 강남구 개포동.대치동, 서초구 서초동.잠원동 등 일대의 일반아파트도 거래는줄어든 채 호가만 유지하고 있다. 서초구 잠원동 양지공인 이덕원 사장은 "3.30대책 이후 매수 문의가 예전의 3분의 1로 줄었다"며 "10명중 6-7명은 대출 제한에 걸리다보니 거래가 성사되지 않고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부동산정보업체 스피드뱅크 조사에서도 강남구는 대책 발표 직전 3주간6.88%가 올랐으나 대책 발표 후 3주간은 3분의 1 수준인 2.49% 오르는데 그쳤고, 양천구(6.00%→4.78%)와 송파구(3.84%→2.06%)도 상승폭이 눈에 띄게 둔화됐다. 분당신도시도 우려했던 판교 청약열풍의 '후폭풍' 없이 조용한 상태다. 서현동해내밀공인 관계자는 "판교 분양이 끝났지만 3.30대책 여파로 지루한 보합세가 이어지고 있다. 다만 5월 4일 당첨자 발표 이후 판교 낙첨자들이 매수세로 돌아설 경우가격이 다시 오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반면 광진구 등 대출 축소 대상에서 벗어난 일부 비투기지역은 매수세가 증가하면서 오히려 오름폭이 커졌다. 광진구 구의동 현대프라임 47평형은 7억6천만-11억원선으로 대책 발표 이후 오히려 2천500만원 가량 올랐다. ◇신규분양, 분양권도 영향 = 3.30대책 이후 분양권 시장도 거래가 위축되긴 마찬가지다. 서울 송파구 잠실 주공1-4단지 분양권의 경우 개발부담금을 피해 반사이익을 누릴 것으로 기대됐지만 대출 축소 영향으로 거래가 거의 끊긴 상태다. 잠실동 로얄공인 최한규 사장은 "개발부담금 제외 대상이어서 호가는 강세를유지하고 있지만 대부분 DTI가 적용되다보니 거래가 안되는 게 문제"라고 말했다. 신규 분양 시장도 대출 축소 영향을 받고 있다. 대구, 부산 등 대도시의 투기지역 아파트의 경우 분양가가 6억원을 초과하면 대출이 제한돼 계약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충남 천안에서 70-80평형대 고급 주상복합아파트를 분양중인 D사는 대책 발표직후 미리 대출신청을 해놓지 않은 일부 계약자들이 해약을 요청하기도 했다. 앞으로 분양을 준비중인 업체들도 걱정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이달 말 대구 범어동에 아파트를 분양할 S사 관계자는 "입지여건은 뛰어나지만 공급 과잉으로 분양시장이 위축된데다 대출까지 축소돼 인근 지역에서 분양하는 업체들 대부분이 계약률을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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