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삼성, 퀄컴과 전략적 제휴 복원하나

"갤S7에 퀄컴 모바일 AP '스냅드래곤' 탑재 유력"

삼성 모바일 AP 기술 갖췄지만 파운드리 큰손 퀄컴과 관계 고려

해외 출시 분량 중 절반 장착 검토



삼성전자와 퀄컴이 잠시 소원했던 협력관계를 더욱 공고하게 복원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가 퀄컴의 최신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수탁생산을 맡은 사실이 확인된 가운데 내년에 등장할 삼성 갤럭시S7에 퀄컴제 모바일 AP 탑재가 유력시되고 있다.


17일 복수의 반도체 업계 관계자들은 "삼성이 내년에 출시할 전략 스마트폰 갤S7의 40~50%에는 최신 퀄컴 모바일 AP인 '스냅드래곤 820'이 장착될 것"이라고 전했다.

모바일 AP는 스마트폰의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부품으로 각종 연산이나 그래픽 구현을 담당한다.


매년 2월 말께 삼성의 전략 스마트폰이 공개되는 점을 고려하면 정식 계약은 오는 10~11월에 체결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모바일 AP 계약은 비율(%)이 아닌 판매지역별로 구분하는 게 보통"이라며 "갤S7 해외 출시 분량 중 절반 정도에 스냅드래곤 820 탑재가 적극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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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은 지난 2010년 갤럭시S 출시부터 모든 갤럭시S 스마트폰 시리즈에 삼성전자가 독자적으로 만든 엑시노스와 퀄컴의 모바일 AP를 병행해 탑재해왔다.

그러다가 올해 출시한 갤S6부터는 전량 엑시노스(엑시노스 7420)로 바꿨다. 고도의 기술력이 필요한 모바일 AP 시장에서 세계 1위를 달리는 퀄컴에 맞서 충분히 자체 경쟁력을 갖췄다는 판단에서다. 퀄컴은 압도적인 통신용 모뎀 기술을 기반으로 전 세계 모바일 AP 시장의 절반을 장악하고 있다.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지난 분기 기준 퀄컴의 점유율은 45.5%다.

그러나 삼성전자가 퀄컴의 모바일 AP를 다시 채택하면서 잠시 느슨해졌던 양사의 협력관계도 다시 끈끈해지는 모양새다. 이는 서로 경쟁자이면서 고객이기도 한 두 회사의 묘한 관계(프레너미·frienemy)를 고려한 삼성의 전략적 배려로 해석된다. 모바일 AP 분야에서는 경쟁관계지만 반도체 수탁생산(파운드리)을 맡은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에 퀄컴은 핵심 고객사다. 반대로 세계 최대 스마트폰 생산기업인 삼성은 퀄컴으로서도 놓칠 수 없는 큰손이다. 다만 삼성전자 관계자는 "삼성전자 무선(스마트폰)사업부와 시스템LSI사업부는 한지붕 아래 있는 별개의 회사와 같다"며 "외부 기업과 계약하면서 타 사업부의 이득을 배려하지는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퀄컴 역시 삼성에 스냅드래곤 820 생산을 맡겼음을 최근 우회적으로 밝히면서 양사 간 협력 강화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팀 맥도너 퀄컴 마케팅 부사장은 이달 15일 홍콩에서 열린 행사에서 "스냅드래곤 820은 14나노 핀펫 공정으로 양산한다"며 "해당 칩을 탑재한 스마트폰이 내년 1·4분기 중 출시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퀄컴 측이 파운드리 업체명을 밝히지 않았지만 14나노 핀펫 공정은 전 세계에서 삼성전자가 유일하게 양산에 성공한 터라 삼성에 파운드리를 맡겼다는 우회적 발언으로 보고 있다.


이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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