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다국적기업 국내법인 '나홀로 성장' 급제동

생필품·운송장비업체등 내년 경영계획 수정나서세계적인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홀로 급성장하던 다국적기업 한국 법인들의 독주에 제동이 걸렸다. 2일 업계에 따르면 그동안 본사 및 다른 해외 법인들이 경영 악화에 시달리는 가운데서도 급격한 성장세를 보여 주목 받던 다국적기업의 한국 법인들은 연말 경기 한파에 움츠러들기 시작했다. 특히 한국의 내수시장 성장세에 힘입어 공격적인 매출 목표를 세웠던 업체들도 연말 소비심리 위축으로 경기 전망이 불투명해지면서 속속 계획을 수정하는등 신경을 바짝 곤두세우고 있다. 생필품 업체 A사는 추석연휴를 고비로 매출이 큰 폭으로 줄어들어 비상이 걸렸다. 연초 고급 제품을 선보이며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쳤던 이 업체는 최근 고급품 수요가 급감하면서 전전긍긍하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예년에는 12월에 여유 있게 일년 사업을 마무리했지만 올해는 12월 실적에 온 회사가 촉각을 세우고 있는 실정"이라며 "외환위기 당시보다 상황이 더 어렵다. 아직 내년 계획도 확정하지 못할 만큼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생필품 업체도 한파의 직격탄을 맞는 상황에서 고급 제품을 위주로 판매하고 있는 업체들은 더욱 힘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운송장비 업체인 B사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다. 이 회사 최고경영자 C씨는 최근 글로벌 본사를 찾아 연말 및 내년도 한국 경제 상황의 불안 요소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고 이해를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C씨는 "내년 사업 계획을 대외적으로 발표했던 수치보다 훨씬 줄여서 본사와 협의했다"며 "본사 임원들에게 내년 결과가 올해 실적만큼만 나와도 대성공이라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그동안 줄곧 좋은 경영실적을 올렸던 한국 법인에 대한 본사의 기대가 부담스러울 정도였다"고 말했다. 화학업체인 D사 역시 내년 경영목표를 낮춰잡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 관계자는 "올해는 기대 이상의 경영실적을 올릴 수 있었지만 연말이 가까워 오면서 상황이 급변하고 있다"며 "솔직히 내년에는 올해 수준을 맞추기 힘들 것이다. 기대하고 있는 중국시장도 그리 낙관적인 상황만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형기기자 최원정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