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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육상] 금메달보다 빛나는 '불굴의 투지'

열악한 조건, 부상, 불운, 무명 설움 이겨낸 인간승리 ‘뭉클’

키라니 제임스

승부는 스토리와 함께 더 큰 울림을 만들어낸다.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도 무명의 설움과 역경을 이겨내고 새 별로 떠오르거나 아름다운 도전을 보여준 주인공들이 여럿 있다. 남자 400m에서 최연소 금메달리스트가 된 키라니 제임스(19ㆍ그레나다)는 약소국의 설움을 곱씹으며 실력을 키웠다. 인구 9만명이 되지 않는 섬나라에서 코치가 없어 세계적인 선수들의 경기를 어깨 너머로 보며 훈련했다. 여자 400m에서 금메달을 따낸 아만틀 몬트쇼(28)는 인구 180여만명의 아프리카 최빈국 가운데 하나인 보츠와나에서 불리한 조건을 극복해내 가슴을 뭉클하게 만들었다. 강력한 우승 후보였던 앨리슨 펠릭스(26ㆍ미국)를 0.03초 차이로 제치고 우승을 차지한 그는 “(보츠와나에) 훈련할 스타디움은 있었다”고 말했다. 몬트쇼는 22살까지 전문 코치 없이 뛰다 2006년에야 세네갈에서 체계적인 훈련을 받으며 급성장했다. 2005년 고향 집이 불 타 입고 있던 옷 외에는 아무 것도 남지 않았다는 사연도 갖고 있다. 여자 7종 경기에서 ‘새 철녀’에 등극한 러시아의 타티아나 체르노바(23)는 2007년 오사카 선수권대회에서 허리 부상으로 맞은 선수 생명 중단의 위기를 이겨냈다. 쿠바 출신으로 수단과 영국으로 국적을 두 번이나 바꾼 굴곡진 인생의 야밀레 알다마(39)는 여자 육상선수로는 환갑의 나이에 세단뛰기에서 5위를 차지했고 일본의 무로후시 코지(일본)는 대회 역대 최고령(36년 319일) 남자 메달리스트 기록을 세우는 투혼을 발휘했다. 남자 100m에서 우승한 요한 블레이크(22ㆍ자메이카)는 인생 역전을 이뤘다. 부정 출발로 실격 당한 우사인 볼트(25ㆍ자메이카)의 훈련 파트너였던 그는 과정이 어찌됐든 몸값이 껑충 뛰어올랐다. 다음 출전하는 베를린 월드챌린지(9월12일 개막) 때 초청료 3만5,000유로(약 5,500만원)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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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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