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이런 거머리" 월가에 등 돌린 구직자들

점령시위 이후 이미지 악화… 보수도 깎여 인재들 IT행 늘어

'아메리칸드림'의 상징으로 여겨지던 월가가 심각한 구인난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해 월가 점령시위 이후 인식이 크게 나빠진데다 보수도 많이 깎여 젊은 인재들에게 매력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이에 대졸자들은 이제 월가보다 페이스북이나 구글 등 실리콘밸리의 정보기술(IT) 업체들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15일 최근 미 동부의 명문인 예일대를 졸업한 코리 핀리를 단적인 사례로 들었다. 핀리는 한때 돈을 많이 벌 수 있다는 이유로 헤지펀드사인 브리짓워터어소시에이츠에 지원했지만 자신의 꿈인 극작가가 되기로 마음을 바꿨다.


텍사스주립대 경영대학원 학생인 벤 프루덴도 NYT와의 인터뷰에서 "다른 산업에 기생해 피를 빨아먹는 거머리 같은 월가에서는 일하지 않고 IT업계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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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경향은 통계수치에서도 확인된다.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전만 해도 하버드대 졸업생들의 28%가 금융업계에 취업했으나 지난해에는 16.5%에 불과했다. 크리스 위긴스 컬럼비아대 교수는 "젊은 사람들은 월가가 사회에 공헌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이들은 도덕성을 의심받으면서까지 돈을 벌기를 원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그레그 스미스 골드만삭스 전무는 14일 NYT에 '왜 나는 골드만삭스를 떠나는가'라는 글을 기고해 고객을 봉으로 여기는 금융사의 세태를 꼬집기도 했다.

금융업계가 실적부진을 이유로 직원들의 보수를 크게 깎은 것도 젊은이들이 월가에 등을 돌린 이유다. 뉴욕주 회계검사원에 따르면 지난해 월가 금융사 직원들의 평균 보너스는 12만1,150달러로 전년보다 13% 줄어들었다.


고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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