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대책, 시장기능 회복이 우선] 공급정책 어떻게 "量보다 質중시 맞춤공급을"강남수요층 유비쿼터스 등 갖춰진 중대형 선호"재건축 활성화로 시장이 원하는 주택 늘려야" 송파·판교, 임대주택 많아 강남대체 목표 상실 최석영기자 sychoi@sed.co.kr 관련기사 판교신도시 2차 분양분 8월30일부터 청약 “서울 강남 수요를 흡수할 수 있는 공급확대책이 필요하다” “향후 5년 내 강남권에 10만가구의 신규 주택이 분양돼 공급충격(Supply Shock)이 올 것이다.” ‘집값 안정을 위해서…’라는 대명제를 놓고 정부와 시장전문가들이 펼치는 설전의 한 대목이다. 양측 모두 부동산시장 안정이라는 큰 틀에는 합의한 듯하지만 각론에서는 다른 해석을 내놓고 있다. 건설교통부는 지난달 말 서울 강남의 집값이 소폭 하향세로 돌아서자 강남에서 5년 이내에 신규 공급되는 물량이 10만가구에 이른다며 오는 2010년대 강남 주택시장에 있어 투자자가 가장 유의해야 할 변수로 ‘공급확대’를 꼽았다. 건교부는 이 지역에서 지난 2001~2005년 공급물량이 마이너스 2,000가구를 기록하며 집값 상승의 압박요인으로 작용했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 공급이 제대로 되지 않았기 때문에 보다 넓고 쾌적한 환경으로 옮겨가려는 수요가 새 아파트값을 자극했고, 특히 현재로서는 불편하지만 강남 지역이라는 메리트가 있는 재건축단지에 수요가 몰려 주택가격 상승 도미노 현상을 보였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2010년까지 강남을 대체할 만한 송파(4만6,000가구)와 판교 신도시(2만9,000가구) 등에 10만가구의 주택을 공급하고, 이 가운데 3만가구를 중대형으로 짓겠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이 계획으로 강남 지역은 오히려 공급과잉을 우려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정부는 재건축의 용적률을 높여 공급을 늘려야 한다는 시장전문가들의 주장에는 난색을 표하고 있다. 늘어나는 세금과 1인 가구 증가 등으로 수요는 점차 줄어들 소지가 많고 재건축아파트로 늘어나는 주택 순증 효과도 5~10%에 그치는 것에 반해 재건축 과정에서 발생하는 막대한 시세차익으로 투기수요가 유발돼 거꾸로 시장 불안요인이 된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시장과 전문가들의 주장은 사뭇 다르다. 정부 측이 주장하는 공급확대는 ‘질’은 생각하지 않고 ‘양’만 맞추려는 우려할 만한 정책이라는 것이다. 강남 지역 내에서 유비쿼터스 환경과 다양한 취미활동 공간까지 갖춘 중대형 주택으로 옮겨가려는 대체수요가 최근 분양시장의 주 수요층이며 이를 위해서는 재건축을 활성화해 맞춤공급을 대폭 늘려 시장질서에 의해 가격이 오르는 것을 차단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물론 이 과정에서 투기수요를 차단하기 위해 재건축 개발이익을 환수하고 분양가를 적절하게 규제해야 한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게다가 정부가 강남 대체주거지로 꼽는 송파와 판교 신도시 등 택지지구의 경우 임대주택 비율이 많아 강남 대체라는 목표는 이미 상실됐다고 말하고 있다. 최근 판교와 동탄 신도시에서 청약저축 가입자만 청약이 가능했던 임대아파트들이 줄줄이 미분양됐고 여기에 투기적 수요가 몰려 북새통을 이룬 사례를 보면 이를 잘 증명한다는 것이다. 최막중 서울대 교수는 “현재 시장이 원하는 주택은 강남 지역에 있는 중대형 아파트”라며 “다른 지역에 아무리 많은 공급을 해도 부동산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부가 재건축으로 공급을 확대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주장하지만 강남 지역에 중대형을 맞춤공급할 수 있어 그 정책 효과가 클 것”이라며 “강남을 고밀화시킬 각오를 하고 재건축 규제를 풀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입력시간 : 2006/06/08 16: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