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화평법 WTO 분쟁으로 비화 조짐

美·EU·日 등 "R&D 늦어지고 지재권 침해" 잇단 문제제기


'화학물질의 등록 및 평가 등에 관한 법률(화평법)'이 세계무역기구(WTO)의 공식 의제로 부상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세계 각국이 WTO에 우려의 목소리를 전하면서 제소 가능성까지 점쳐지는 상황이다.

9일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과 외신에 따르면 화평법과 관련해 미국뿐 아니라 세계 각국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서울경제신문의 취재 결과 미국과 유럽연합(EU)ㆍ스위스ㆍ일본ㆍ중국 등이 지난 2011년부터 화평법과 관련해 WTO에 우려를 표명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무역기술장벽위원회(TBT)에 특정무역현안(STC)으로 언급된 것으로 이들 국가는 화평법 때문에 연구개발(R&D)과 제품개발이 늦어지고 지적재산권이 침해될 가능성을 우려했다. 또 등록ㆍ보고절차가 복잡해 기업들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국내 기업들이 화평법에 대해 지적하고 있는 부분과 유사하다.


6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WTO TBT 제2차 정례회의에서는 미국 대표단이 화평법에 대한 우려의 뜻을 표명하기도 했다. 이 밖에 일본의 화학공업일보는 최근 사설에서 "화평법은 유럽의 비슷한 제도인 'REACH'와 달리 1톤 미만의 신규 화학물질도 등록을 요구한다"며 "일본 기업들의 수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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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해 WTO에서 화평법과 관련한 무역분쟁이 일어날 가능성도 점쳐진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의 조성대 연구위원은 "각국이 WTO를 통해 대화를 해나가겠지만 우리나라 정부가 약속한 대로 화평법을 개선ㆍ개정하지 않으면 제소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TBT에 상정되는 STC는 단순한 논의ㆍ협의 수준으로 당장 제소하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 조 연구위원은 "여러 나라가 불만을 제기해왔지만 정부가 개정ㆍ개선작업 중인 만큼 일단 지켜보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한 통상 전문가는 "WTO 제소에 앞서 우려표명 등의 순서를 밟고 국제무역 이슈의 장에서 이야기되는 것 자체가 부담스러운 것이 현실"이라며 "정부가 화평법 개선안을 어떻게 내놓을지가 WTO 제소 여부 등의 키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유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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