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직장인들은 일생에 세 번의 정년을 맞게 된다. 제1의 정년은 각자의 직장에서 정하고 있는 고용정년, 제2의 정년은 고용정년 후 재취업이나 사회공헌활동 등 자기 스스로가 정해서 하는 일의 정년, 제3의 정년은 하느님의 결정에 따라 세상을 떠나는 인생 정년이다.
종신고용제가 유지되고 평균수명이 짧았던 시절의 직장인들은 한 직장에서 정년까지 무사히 근무하는 것이 하나의 목표였다. 정년퇴직 후 남은 인생 또한 그다지 길지 않기 때문에 퇴직금만으로도 어느 정도 노후 자금을 충당할 수 있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종신고용제가 급격히 붕괴되면서 직장인이 행복했던 시대는 종언을 고했다. 회사를 몇 군데 옮겨서 근무한다 해도 40대 중반만 되면 고용정년을 걱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따라서 직장인들은 후반인생 설계에 대해 보다 많은 관심을 갖고 준비하지 않으면 안되게 됐다. 고용 정년 후 30년 넘는 기간 동안 좀 더 돈을 벌기 위한 인생을 살 것인지, 자기 실현을 위한 인생을 살 것인지, 사회환원적인 인생을 살 것인지, 아니면 이 세 가지를 병행하면서 살 것인지 진지하게 생각해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정년 후에도 일을 한다는 것이 글이나 말로 하기는 쉽지만 막상 실천하려고 하면 뜻대로 되지 않는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라는 것이다.
우선 수입을 얻기 위해 재취업을 하려고 할 경우에는 마땅한 일자리가 있느냐 하는 것이 문제다. 또한 어렵게 일자리를 구했다 해도 현역 시절에 비해 훨씬 열악해진 근로 조건에 어떻게 적응해나갈 수 있겠는가 하는 문제도 있다.
생활비에 큰 어려움이 없는 사람의 경우에는 자원봉사 활동과 같은 사회 환원적인 활동을 생각할 수 있지만 이 또한 쉬운 일이 아니다. 언론 등에 소개된 사례는 대부분 성공 사례이므로 겉모양이 그럴듯해 보이지만, 막상 시작하고 보면 좌절감을 갖게 하는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기 때문이다. 결국 후반 인생을 설계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주위의 시선이나 평판보다는 자기가 하고자 하는 일에 대한 소신이나 긍지를 갖지 않으면 안 된다.
후반 인생을 설계할 때 또 한 가지 중요한 것은 어떤 종류의 활동을 할 것인가를 확실히 하고 시작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이다. 취미로 하다 보니 결과적으로 수입이 따라오거나, 수입을 바라고 일을 시작했는데 그 일이 취미가 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처음부터 수입도 얻고, 남 보기에도 그럴 듯하고, 자신의 취미에도 맞는 일은 있을 수 없다고 보는 게 옳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