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 꼬꼬면의 교훈


꼬꼬면이 인기다. 라면시장에서 흔히 보기 어려운 대박이다. 꼬꼬면의 인기는 하얀 국물 라면의 성공으로 이어지고 있다. 꼬꼬면의 성공 비결은 무엇인가. 먼저 시장을 새로운 관점에서 바라봤다는 점이다. 창의적인 제품으로 새로운 라면시장을 창출하고 있는 것이다. 라면을 레드오션 관점으로만 봤다면 하얀 국물 라면은 결코 나올 수 없었을 것이다. 식품업계는 꼬꼬면의 성공을 통해 '내가 제일'이라는 전문가의 덫에 빠져 기존 패턴만을 고집하는 태도를 경계해야 한다. 또 하얀 국물 라면은 시장의 강자와 약자의 전략에 대해 성찰하게 해준다. 후발주자에게 맹렬한 추격을 받게 된 1등 업체 농심은 하얀 국물 라면의 등장에 안이하게 대처한 측면이 있다. 신라면, 너구리 등 최고 브랜드가 즐비한 데 굳이 하얀 국물 라면을 내봐야 같은 편끼리 치고 박는 사태가 빚어질 것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싶다. 하지만 시장의 강자가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방심과 자만이다. 이와 관련해서는 질레트가 좋은 예가 될 것 같다. 과거 질레트는 후발 업체들이 1회용 면도기를 통해 면도기 시장에 슬금슬금 들어오자 아예 1회용 면도기 브랜드를 만들어 이들을 순식간에 정리해버렸다. 질레트 입장에서 1회용 면도기는 수지가 안 맞았고 자신의 텃밭 시장을 일부 잠식하는 부작용이 있었음에도 결단을 내린 것이다. 덕분에 질레트는 1회용 면도기 시장에서도 1등이 돼 면도기 시장의 절대강자로 군림할 수 있었다. 반면 한국야쿠르트, 삼양식품 등은 아직 시장이 형성되지 않은 흰 라면 국물 시장에 적기에 뛰어들어 성공했다. 후발업체는 '미투(me too)'제품으로 승부를 걸어서는 안 된다. 성공에는 우연의 요소가 적지 않다는 점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야쿠르트가 꼬꼬면과 인연을 맺게 된 데는 다른 업체들이 꼬꼬면의 상품화에 난색을 표하는 바람에 기회를 잡은 행운이 따랐다. 이런 비즈니스의 우연을 단순히 요행으로 치부해서는 발전이 없다. 자신에게 온 기회를 필연으로 만드는 눈이 바로 직관력이다. 세상의 대단한 발견은 대개 열정 속에 내재된 우연의 산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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