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기둔화와 미국 금리인상 우려 등 '주요2개국(G2) 리스크'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국내 금융시장이 북한의 포격 도발까지 겹치자 패닉에 빠졌다. 잇따른 대내외 악재에 발목이 잡힌 코스피는 힘없이 1,900선이 무너지면서 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고 원·달러 환율은 1,195원으로 4년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전일 대비 2.01%(38.48포인트) 내린 1,876.07로 마감하며 2013년 8월23일(1,870.16) 이후 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날 개장과 동시에 1,900선이 무너진 코스피지수는 장중 한때 3% 넘게 급락하며 1,850선까지 곤두박질치기도 했다. 코스피 상장사들의 시가총액은 하루 만에 23조6,555억원이 허공으로 사라졌다.
코스피지수가 급락하면서 이른바 '공포지수'로 불리는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는 올해 들어 가장 높은 19.18까지 치솟았다가 전날보다 23.93% 오른 18.49에 마감했다. 투자자들의 불안심리가 커지면서 개인투자자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이날 하루에만 5,300억원어치 넘게 내다 팔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외국인(-4,376억원)도 12거래일 연속 순매도에 나서며 하락세에 힘을 보탰다.
코스닥지수는 장중 6% 넘게 급락했다가 전일 대비 4.52% 내린 627.05에 거래를 마쳤다. 특히 개인은 2,046억원을 팔아치우며 하루 순매도 금액으로는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위험자산 회피심리가 확산되면서 원화 가치도 수직 낙하(환율 상승)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당국의 개입에도 불구하고 전날보다 9원90전 급등한 달러당 1,195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유럽재정 위기가 한창이던 2011년 9월26일(1,195원80전) 이후 약 4년 만에 최고치다. 오후3시 현재 원·엔 환율도 전 거래일보다 16원14전 급등한 100엔당 972원2전(외환은행 고시 기준)에 거래됐다.
다만 비교적 안전자산인 채권가격은 강세로 마감하며 주식·채권·통화가치가 일제히 하락하는 '트리플 약세'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국고채 3년물은 연 1.709%로 전날보다 0.005%포인트 내렸고 5년물은 연 1.880%로 0.022%포인트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