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중동 '연쇄 금융위기' 불똥 확산

정세 불안·유로존 위기로 채권상환 애로·돈줄 막혀 금융권 신용경색 '경고등'

막대한 석유와 부동산 개발 붐을 무기로 외국계 자금을 빨아들이던 중동이 유럽발 재정 위기와 아랍 민주화 시위로 신용경색에 휩싸일 것이란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24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중동 정세 불안으로 중동 기업들이 채권 상환에 애를 먹는 것을 물론 유럽 재정위기로 자금조달길마저 막히면서 중동 금융시장이 급격히 얼어붙고 있다.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에 따르면 내년에 만기가 도래하는 중동 채권 및 수쿠크(이슬람 채권)의 규모는 250억달러에 달하며 2014년에는 350억달러로 불어나게 된다. 하지만 아랍 민주화 시위사태 등으로 채권 상환을 위한 중동 기업들의 자금 조달이 순탄치 않아 중동 마저 연쇄 금융위기에 빠질 것이라는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아부다비 소재 투자전문회사 CAPM의 마디 마타르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평소라면 250억달러는 크지 않은 액수"라면서도 "유럽과 미국이 동시에 경기 불황에 빠져있어 이 정도의 금액만으로 중동 금융시장은 물론 중동 기업들과 국가 신용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채권 상환을 위해 자금 조달이 시급한 중동 기업들은 채권 발행에 애를 먹고 있다. 올해 10월 아랍에미리트의 아부다비 전력회사 TAQA는 말레이시아 링깃화 표시 채권 및 수쿠크를 각각 35억달러, 11억달러를 발행할 예정이었으나 수요가 없어 무산됐다. 특히 자본 확충에 나선 유럽계 은행들마저 중동에서 일제히 발을 빼고 있어 기업들의 애를 태우게 만들고 있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에 따르면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계 은행들은 최근 몇 년 간 사우디아라비아와 카타르의 인프라 관련기업에 자금을 투자해왔지만 자본 확충 및 민주화 시위를 이유로 투자비중을 낮추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도 유로존 역내 은행들에 대한 긴급대출로 돈이 빠져나가자 자본 보강차원에서 중동 은행들에 대한 익스포저를 줄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P의 카림 나시프 애널리스트는 "지난 6월 이후 중동 기업들이 성공적으로 채권을 발행한 사례가 전무하며 이들은 자금조달을 위해 역내 은행만 바라보는 처지가 됐다"며"중동 금융시장마저 가라앉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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