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정책

올 물가 4% 억제 물건너간듯


-정부 “9월 이후 물가안정”..전문가들 4%억제 턱도 없다. 국민들의 식탁물가에 비상이 걸렸다. 강수량에 영향을 많이 받는 상추, 시금치 등 채소류 가격이 급등했다. 여기에 여름 휴가철이 본격화되면서 개인 서비스 요금이 폭등했고, 동해안 저수온 현상까지 겹치면서 수산물 가격도 심상치 않다. 이른바 ‘물가 3중고’가 서민들의 어깨를 짓누르는 형국이다. 정부는 4분기부터 물가상승세가 둔화될 것으로 낙관하고 있지만, 시장의 예상은 정반대다. 지난해 9월 추석 때 집중호우로 배추 값이 폭등한 것처럼, 이상기온이 지속될 경우 물가가 얼마나 오를지 예단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채소값 폭등..밥상차리기 무섭다=지난달 물가상승의 최대 요인은 채소 등 농산물값이 급등이다. 농산물 가격 상승률은 전년동월대비 10.9%로, 전달의 7.4%를 크게 웃돌았다. 농산물 가격은 지난 5월 3.4%, 6월 7.4% 오르는 등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전월대비로도 6.9%상승해 4개월 만에 오름세로 돌아섰다. 품목별로는 상추가 전월보다 94.4% 올랐고, 배추(63.9%), 열무(95.1%), 시금치(71.8%), 호박(39.7%) 등도 큰 폭으로 상승했다 수산물도 동해안 저수온 현상으로 고등어와 오징어 등을 중심으로 어황부진을 겪으면서 전년동월보다 11.1%, 전월보다 1.0% 상승했다. 다만, 축산물은 돼지고기 가격이 하락세로 전환되면서 상승세가 다소 둔화됐다. 공업제품도 석유류, 가공식품을 중심으로 오름세를 이어갔다. 곡물 등 국제원자재 가격 상승 여파가 공업제품으로 전이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석유제품은 정부의 압박에 기름값을 100원 내렸던 정유사들이 가격 인하 조치를 환원하면서 전월보다 1.5% 올랐다. 개인서비스 요금에도 빨간 불이 켜졌다. 지난달 외식비를 제외한 개인서비스 요금은 전년동월보다 3.1% 올라 최근 5개월 연속 3%대 상승률을 이어갔다. 여름휴가철이라는 계절적 특성 탓에 지난달부터 호텔, 콘도미니엄 등 숙박비가 급등한 탓이다. ◇하반기도 물가 비상..연 물가상승률 4% 넘을 듯=정부는 올해 물가상승세가 9월부터 수그러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통상 추석연후 후에는 더 이상 가격 상승 요인이 없기 때문이다. 지난해 9~10월 물가가 이상기후로 높은 상승세를 보인 것도 하반기 물가상승률이 낮아질 것으로 보는 근거다. 이른바 ‘기저효과’가 작용할 것이라는 얘기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정부가 수정 제시한 물가상승률 4% 억제는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집중호우와 같은 이상기후가 언제 또 다시 찾아올지 모르는데다 수도권 버스와 전철요금 등 공공요금 인상이 대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민규 한국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정부가 농산물 가격 상승에 대처할 수 있는 수단은 전무하다고 봐도 무방하다”며 “올해 물가상승률은 최소 4%를 넘어설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물가상승률 올해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한국은행이 다음달 기준금리를 현 3.25%에서 3.5%로 올릴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전 연구위원은 “지금의 물가상승은 이상기후라는 공급측면 요인에서 비롯된 측면이 크지만,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억제하기 위해서라도 다음달에는 금리인상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능현 기자 nhkimch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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