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12회 부산국제영화제 12일 폐막

몸집 커지고 볼거리 풍성… 지나친 상업주의는 눈살<br>엔니오 모리꼬네 일정등 파행<br>대선후보 스포트라이트 '오점'

부산국제영화제(PIFF)가 해를 거듭할수록 외형이 커지고 볼거리는 풍성해지고 있으나 그만큼 여러 문제점들도 노출되고 있다. 올해는 상업적 요소가 강하게 배어들고 대선과 맞물려 정치색까지 띠면서 일부 관객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고 특히 행사 진행이나 의전 등에서 많은 문제점들이 지적됐다. 12일 막을 내리는 제12회 부산국제영화제는 역대 최대 규모인 64개국 275편의 영화가 초청됐으며 세계에서 처음으로 공개되는 월드프리미어 역시 최다인 66편, 자국 밖에서 처음 공개되는 인터내셔널 프리미어가 26편, 아시아에서 처음 공개되는 아시아 프리미어가 101편으로 영화팬들이 '화려한 밥상'에 젓가락을 어디부터 대야 할지 모를 정도였다. 프로그램도 다양해졌다. 월드 혹은 인터내셔널 프러미어 작품과 거장들의 신작이나 화제작을 주로 소개하는 '갈라 프레젠테이션'이 올해 새로 신설됐고 지역별 특성을 가진 특별전도 기획돼 영화제의 다양성을 배가시켰다. 또한 아시아의 재능 있는 영화 감독들의 작품을 발굴 지원하는 아시아연기자네트워크(APAN)가 결성되고 아시아영화펀드가 설립돼 아시아 지역 27편의 작품을 선정, 장편독립영화 개발비와 후반작업을 지원하고 다큐 작품 제작 등을 지원하게 된 것은 적지 않은 성과다. 그러나 행사 진행 곳곳에 파행이 드러났다. 유명 감독과 배우를 보러온 영화팬들이 행사 변경이나 취소 등으로 큰 혼란을 겪었다. 무엇보다 영화 음악의 거장 엔니오 모리코네가 의전 소홀 등에 불만을 품고 개막 파티와 핸드프린팅에 불참한 뒤 일찍 출국한 점은 이번 영화제의 큰 오점으로 남았다. 또한 상업적 요소가 지나치게 스며들고 있다는 비판도 쏟아졌다. PIFF 홍보를 위해 해운대에 임시 건물인 파빌리온과 그 주변이 특정 기업 스폰서의 홍보로 이용됐으며 매년 특색있게 만들어진 영화 상연 전의 리더필름에도 이 기업의 로고가 들어간 영상물이 방영돼 관객들에게 혼란을 주었다. 이와 함께 대선을 앞둔 시점이라고는 하지만 각당 대선 후보와 경선 주자들이 개막식에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정작 영화계 주요 인사들은 소외돼 마치 영화계 축제가 정치의 장으로 비쳐진 점은 비난의 소지를 남겼다. 영화제를 찾은 네덜란드 산드라 덴 하머 로테르담영화제 전임 집행위원장은 "영화제를 키우는 과정에서 스폰서를 구하는 일이 쉽지는 않지만 지나친 상업주의로 기울지 않도록 균형을 취해야 한다"며 "PIFF가 재능있는 영화인을 발굴하고 아시아권의 작품을 세계에 소개한다는 원칙을 지켜나가야 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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