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주와 자동차주가 약세장 속에서도 환율에 따른 수혜를 톡톡히 보고 있다. 원ㆍ달러 환율이 큰 폭으로 오르고 엔화 가치마저 상승하자 수출 가격경쟁력이 강화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10일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0.73%(4,000원) 상승한 55만5,000원에 장을 마치며 급락장에서 선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기아차 역시 3.04%(290원) 오른 9,840원에 마감하며 강세를 나타냈다. 또 다른 대표 IT주 가운데 하나인 하이닉스는 1.66%(400원) 내린 2만3,650원에 장을 마쳤고 현대차(-0.62%) 역시 약세를 보이긴 했지만 이날 코스피지수에 비해선 하락폭이 작았다. 미국 경기 침체로 선진시장 판매가 부진할 것이란 우려에도 이처럼 ITㆍ자동차주가 상대적 선전을 보인 것은 환율 상승에 따른 가격경쟁력 확보에 대한 기대감에서 비롯된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지난해 4ㆍ4분기만 해도 원ㆍ달러 환율 800원대 진입에 대한 우려 속에 이들 기업 대부분이 800원대 후반~900원대 초반 원ㆍ달러 환율을 염두에 두고 사업계획을 짰으나 최근 꾸준한 환율 상승으로 실적개선의 수혜를 입을 것이란 예상이다. 여기에 원ㆍ엔 환율마저 945원9전으로 지난 2005년 5월 이후 최고치를 보이면서 일본 경쟁업체들에 비해서도 가격 경쟁력이 강화될 것이란 기대감까지 나오고 있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환율 상승으로 수출 업체들 입장에선 예상보다 영업실적이 호전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고 있다”며 “여기에 엔화강세가 주된 경쟁관계에 있는 일본 업체들에 수익성 압박 요인으로 작용함에 따라 국내 업체들의 가격경쟁력이 상대적으로 강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효근 대우증권 연구원은 “원ㆍ달러 환율은 기업의 수익성을, 원ㆍ엔 환율은 기업 경쟁력을 대변한다는 점에서 글로벌 시장에서 일본과 경합이 치열한 업종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며 “수출비중이 높고 수입투입계수가 낮은 업종의 채산성 개선이 두드러질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