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국제원자재값 폭등세, 기업들 채산성 확보 비상

연초부터 원유ㆍ섬유원료ㆍ비철금속 등 국제 원자재값이 폭등하면서 가뜩이나 취약해진 내수시장이 장기침체의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 이에 따라 기업들, 특히 섬유ㆍ 의류ㆍ 식품업체 등 내수 중심업체들은 원가상승 부담을 가격에 반영시키지도 못한 채 `벙어리 냉가슴`을 앓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내수의존도가 높은 기업들은 최근의 소비심리 위축으로 절대 수요가 줄어드는 상황”이라며 “원자재값 상승파장이 자칫 `물가 상승→ 실질 구매력 감소→ 내수 위축 장기화`로 이어질 수 있다”며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책을 요구했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알루미늄ㆍ구리ㆍ금ㆍ원유 등 국제 원자재 가격을 종합적으로 나타내는 CRB지수(1967년 기준수치 100)는 263.49(5일 현재)로 지난 1988년 6월 이후 5년여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또 한국수입업협회가 집계하는 KOIMA 지수(농산물, 광산품, 유화원료, 섬유원료, 철강재, 비철금속의 수입가격을 합산한 지수ㆍ95년12월 기준 100) 역시 지난해 4월 106.87에서 11월 121.83로 뛰어오른 데 이어 12월에는 사상 최고치인 125(잠정)를 기록할 것으로 추산됐다. 이미 철강업체들이 최근 자동차, 조선, 중공업 등 주요 수요처를 대상으로 후판 가격 을 인상하고 있으며, 식품업체들도 식용유, 라면, 밀가루 등의 가격을 소폭 조정했다. 원자재값 폭등은 또 항공료, 지하철 요금, 고속도로 통행료 등에도 전방이 상승압박을 가하고 있어 공공요금 인상이 줄줄이 대기하는 양상이다. 식품업계 한 관계자는 “원자재 가격 상승세가 계속돼 경영에 부담이 되고 있다”면서도 “소비 위축으로 수요기반이 취약해져 원가 상승에 따른 가격을 반영시키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체감경기는 호전되지 않는데 물가만 올라 신년 벽두부터 서민가계에 주름살이 깊어지는 모습이라며 수출채산성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 자칫 내수 침체가 장기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윤재훈 한국은행 물가통계팀 과장은 “원자재값 폭등은 달러 약세와 전세계 경기 회복, 중국 경제 급성장으로 인한 원자재 수요 증가 등 구조적 요인에 기인해 앞으로도 상당기간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최형욱기자 choihuk@sed.co.kr>

관련기사



최형욱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