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개인 투자 자금 '롱쇼트 ELB'로 밀물

연 7~8% 기대 수익·원금 보장

판매 허용 한달만에 900억 몰려



연 7~8%의 기대수 익과 원금 보장으로 기관과 법인의 사랑을 듬뿍 받았던 '롱쇼트 ELB(주가연계 파생결합사채)'가 일반 개인투자자에게도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달부터 일반인에게 롱쇼트 ELB 판매가 허용되자 시중금리 이상을 추구하는 개인투자자들이 앞다퉈 돈을 넣고 있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3월7일부터 일반투자자에게 롱쇼트 ELB 판매가 허용된 후 한 달도 채 안 돼 신한금융투자와 우리투자증권의 상품으로 현재까지 약 900억원가량의 돈이 몰렸다.

지난 2012년 우리투자증권과 신한금융투자가 처음 출시한 롱쇼트 ELB는 보통 2년 만기로 설계된다. 두 증권사는 투자자로부터 받은 자금을 모두 연 2.5% 수준의 수익을 주는 채권이나 양도성예금증서(CD)에 투자하고 대신 고객 돈과 같은 규모의 자체 자금을 롱쇼트(저평가 주식 매수, 고평가 주식 공매도하는 전략)에 일가견이 있는 투자자문사에 맡긴다. 투자자문사들은 연 7~10% 정도의 수익을 목표로 국내 주식을 대상으로 롱쇼트 전략을 통해 자금을 운용한다.


기본적으로 채권투자 수익(연 2.5%)이 보장되기 때문에 2년간 롱쇼트 전략에서 5% 정도의 손실이 나더라도 원금이 보장된다. 투자자문사들은 수익이 -5%로 떨어지면 운용을 종료하고 바로 원금을 돌려준다. 이처럼 원금이 보장되고 자문사의 운용 역량에 따라 초과 수익을 추구할 수 있기 때문에 지난 2년간 기관과 법인의 인기를 한몸에 받았다. 실제로 우리투자증권이 쿼드투자자문과 계약을 맺고 2013년 3월 판매한 1호 상품은 지난달 약 23%의 수익률로 만기상환됐으며 신한금융투자와 우리투자증권의 롱쇼트 ELB로는 지금까지 1조4,400억원(신한금융투자 9,700억원+우리투자증권 4,700억원)가량의 자금이 몰렸다. 신한금융투자는 현재 그로쓰힐ㆍ프렌드ㆍ쿼드 투자자문 등과 계약을 맺고 롱쇼트 ELB를 운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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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이 상품은 그동안 일반 개인투자자에게 문턱이 높았다. 상품 구조가 어렵다는 이유로 금융당국이 가입 대상을 기관이나 법인 등 전문투자자나 가입금액 50억원 이상인 투자자로 제한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3월7일 당국이 이 요건을 없애면서 이 상품을 눈여겨보던 개인투자자들이 물 밀듯이 밀려오고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현재 주요 PB센터를 통해 개인 가입자를 받고 있다. 최소 가입금액은 10억원이다. 현재까지 약 700억원의 자금이 들어왔다. 개인 자금이 추가로 가세할 경우 신한금융투자의 롱쇼트 ELB 규모는 1조원을 훌쩍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왕재성 신한금융투자 에퀴티스와프팀 차장은 "저금리·박스권 시장이 장기화되면서 시장과 무관하게 안정적으로 성과를 낼 수 있는 상품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며 "원금보장구조를 가미하고 스와프구조를 통해 채권수익을 추가적으로 확보하는 롱쇼트 ELB 매력이 보수적 운용을 하는 법인고객뿐 아니라 일반 개인투자자에게도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투자증권은 3월 준비작업을 거친 뒤 이달 1일 처음으로 사모 형태로 모집했다. 최소 가입금액은 3억원으로 모집 하루만에 200억원 가량의 자금이 들어왔다. 우리투자증권은 신한금융투자와 달리 PB센터가 아닌 전 영업점에서 롱쇼트 ELB를 취급한다.

우리투자증권 관계자는 "이달 1일부터 3일까지 3일에 걸쳐 자금을 모으려고 했는데 워낙 가입자들의 열기가 높다 보니 하루 만에 사모투자한도인 49인을 다 채워 모집을 종료했다"며 "추가로 계속해서 사모 형태로 개인 투자자들의 자금을 받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한금융투자는 국내에 머물지 않고 해외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한국투자신탁운용과 계약을 맺고 한중일 주식을 대상으로 롱쇼트 전략을 구사하는 '한국투자아시아포커스롱숏' 펀드를 2월 출시한 것. 이 상품은 공모펀드이기 때문에 일반 투자자들이 소액으로 투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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