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외면받던 오피스텔 경매 투자자 '북적'

■ 시중자금 단기부동화 재연되나<br>6억이상 고가 아파트도 낙찰가율 크게 올라<br>증시 불확실성 여전…자금이탈 더 늘어날듯



지난 21일. 종합주가지수는 미국발 서브프라임 직격탄으로 인해 1,700선이 붕괴되면서 1,683포인트로 주저앉았다. 돈은 이 같은 주식시장 폭락에 즉각 반응했다. 주식시장 고객예탁금은 18일 9조8,860억원에서 21일 9조6,670억원으로 감소한 반면 단기 상품인 머니마켓펀드(MMF)에 이날 하루만도 7,500억원의 자금이 몰렸다. 이 같은 현상은 비단 이날뿐만이 아니다. 올들어 서브프라임 여파 등으로 주식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자본시장에서 빠져나간 자금이 MMFㆍ저축성예금 등 단기금융 시장으로 꾸준히 유입되고 있다. 지난주 초 미국의 전격적인 금리인하로 주식시장이 다소 안정을 되찾으면서 증시에서의 자금이탈이 다소 둔화되고 있지만 서브프라임 사태가 올해 내내 지속될 것으로 보여 자금의 단기 부동화 현상이 다시 심화될 여지가 다분하다. ◇단기 금융상품 규모 어느 정도 불었나=저축성예금ㆍMMF 등 단기성 수신 규모는 평잔 기준으로 지난해 12월 489조7,000억원에 이른다. 총 수신에서 단기 자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48.3%다. 시중 자금의 단기 부동화를 의미하는 단기 수신 비중은 지난 2006년 12월 51.1%에서 2007년 9월 50.1%, 10월 49.9%, 11월 49.1%, 12월 48.3% 등으로 단계적 감소곡선을 그렸다. 하지만 올들어 저축성예금 등 단기 금융상품으로 돈이 몰리면서 단기 수신 비중이 다시 상승 곡선을 그릴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실제 저축성예금 잔액은 지난해 12월 말 486조원에서 이달 7일 487조원, 15일 492조원으로 늘더니 21일에는 496조원으로 증가했다. MMF 잔액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지난해 12월 말 46조7,000억원에서 올들어 꾸준히 늘어 21일에는 53조7,000억원으로 불어났다. 금융연구원의 한 관계자는 “저축성예금 중 6개월 이상은 장기로 분류되고 단기 수신 비중이 평균 잔액으로 계상됐기 때문에 단기 수신 비중이 어느 정도 늘었는지 월말이 돼야 정확히 알 수 있다”며 “하지만 지난해 12월 말 48.3%보다는 다소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서브프라임 사태가 언제 진정될지 아무도 모른다”며 “이는 결국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크다는 것으로 지난해까지 은행에서 고수익을 찾아 주식형 펀드 등으로 자금이 이동했던 머니 무브 현상이 역전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고 지적했다. ◇투자처 찾지 못하는 자금들=시중 자금의 단기 부동화 현상은 올들어 투자처를 찾아 헤매는 자금을 만들어내고 있다. 이들 자금은 부동산ㆍ채권 등 돈 될 만할 곳을 기웃거리며 이곳 저곳으로 옮겨갈 모양새를 취하고 있다. 대표적인 게 부동산 시장, 그중에서도 경매시장이다. 경매정보 제공업체인 지지옥션에 따르면 올들어 외면을 받았던 오피스텔, 6억원 이상 고가 아파트에 사람이 몰리고 낙찰가율이 높아지고 있다. 실제 24일 경매에 부쳐진 강남구 대치동 타워팰리스 A동 5405호 238㎡형은 감정가의 85.5%에 팔렸다. 이전 타워팰리스 평균 낙찰가율이 70%대 후반이었던 것에 비하면 높아진 것이다. 또 지지옥션이 대선 이전(2007년 11월19일~12월18일)과 대선 이후(2007년 12월20일~1월22일) 6억원 고가 아파트 경매동향을 분석해본 결과 낙찰가율은 79.8%에서 82.2%로, 평균 응찰자 수도 4.4명에서 7.1명으로 늘었다. 이명박 후보 당선에 따른 기대감도 작용하고 있지만 여기에는 주식시장에서 빠져나가 투자처를 찾지 못한 자금이 부동산 시장을 기웃거리는 것도 한 몫을 하고 있다는 게 이 회사의 분석이다. 이런 가운데 올해 우리 경제도 녹록지 않은 환경을 맞고 있다.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고 경제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단기 자금의 부동화는 더욱 심해져 통화정책 운영에 어려움을 주는 등 한국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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