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총수 공백 절감한 재계 일제히 환영

■ 박근혜 대통령 "광복 70주년 특별사면 필요"

박근혜 대통령이 8·15 사면을 언급하자 재계에서는 일제히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특히 그동안 총수의 공백으로 성장의 한계에 부딪혔던 SK그룹, 총수의 복귀 후 그룹 규모가 크게 확대된 한화 등이 조심스레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13일 재계 관계자들은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등의 악재로 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기업인 사면이 이뤄진다면 기업 활동과 투자가 활성화돼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8·15 사면 대상 1순위로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꼽힌다.

최 회장은 횡령 혐의로 징역 4년을 선고 받은 후 지난 2013년 1월부터 현재까지 2년6개월째 수감돼 있다. 국내 재벌 총수로서는 최장기 복역 중으로 이미 가석방 요건(형량 3분의1 이상 복역)도 채웠다.

SK그룹은 올 들어 대규모 사업만 2건의 고배를 마셨다.

올해 초 롯데그룹 등과 맞붙었던 KT렌탈(현 롯데렌탈) 인수전과 최근 면세점 입찰건이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이부진 신라호텔 사장 등 오너가 직접 이끈 상대편에 잇따라 패한 셈이다.

신규 투자 역시 정체된 상황이다.


최 회장이 성사시킨 SK하이닉스 인수 이후로는 별다른 인수합병(M&A)이 없었고 SK이노베이션의 2차전지 사업이나 해외 자원개발 등도 업계의 기대보다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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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SK텔레콤도 ADT캡스의 M&A를 검토했지만 최고결정권자의 부재로 무산됐다. 최근 SK종합화학이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화학 기업인 사빅과 합작사를 설립하기로 하는 성과를 거두기는 했지만 이는 최 회장이 수감되기 전 꾸준히 사빅 최고경영진과 소통하며 협력기반을 쌓아온 결과다.

최 회장의 동생인 최재원 부회장도 가석방 가능성이 점쳐진다. 그는 징역 3년6개월을 선고 받고 형기 3분의1 이상을 넘긴 상태다.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확정 받고 지난해 말 경영에 복귀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에게도 이목이 쏠린다.

김 회장은 집행유예 상태인 만큼 대표이사직을 맡지 못하고 있지만 복귀하자마자 삼성 4개사를 인수하는 '빅딜'과 태양광 계열사 통합을 통해 그룹을 재계 9위의 규모로 성장시켰다. 한 업계 관계자는 "김 회장이 사면을 받는다면 운신의 폭이 더욱 넓어지면서 경영에도 박차를 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 밖에 구자원 LIG 회장과 구본상 전 LIG넥스원 부회장, 구본엽 전 LIG건설 부사장의 사면도 검토될 것으로 전망된다.

구 회장은 지난해 7월 대법원에서 사기성 기업어음 발행 혐의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 받았다. 장남인 구 전 부회장과 차남 구 전 부사장은 각각 징역 4년, 3년을 선고 받은 후 수감돼 있다.

한편 형이 확정되지 않은 이재현 CJ그룹 회장,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 등은 사면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이 회장은 지난해 9월 2심에서 징역 3년형을 선고 받고 상고해 대법원의 최종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그는 만성신부전증으로 신장 이식 수술을 받았지만 건강이 회복되지 않아 구속집행정지 상태에서 입원치료를 받고 있다. 이 전 회장은 2심에서 4년6개월의 징역형을 선고 받은 후 대법원 재판이 진행되고 있으며 간암 판정에 따라 치료를 받고 있다.


유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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