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프로그램의 핵심 비밀인 「소스」 공개운동이 대기업을 중심으로 급속히 확산, 컴퓨터 업계의 새로운 조류로 정착되고 있다.미국의 애플 컴퓨터는 17일 자사의 컴퓨터 운영체계 프로그램의 제작 기법을 전세계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에게 무료로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애플은 매킨토시 서버 운용체계(OS)인 「맥 OS X 서버」의 소스 코드를 이날부터 인터넷상으로 배포할 방침이다.
이에 앞서 미국의 선 마이크로 시스템즈와 실리콘 그래픽스도 이달초 운영체계의 소소 코드 공개를 발표하는 등 산발적으로 제기됐던 소스 공개운동에 부쩍 힘이 실리고 있다.
애플의 결정은 이같은 분위기에 크게 영향받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으며 앞으로 소스 공개에 참여하는 기업들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소스 코드란 컴퓨터 프로그램의 제작과 운용에 필요한 핵심 기술로 업체들은 경쟁사의 추격을 우려해 소수 기술자들을 제외하곤 극비리에 부쳐져왔다.
특히 최근 들어 유닉스 운영체계이자 무료로 배포되고 있는 리눅스가 소스 공개의 원조로 각광 받으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현상도 이같은 경향을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
소스가 공개되면 소프트웨어 개발업체들은 이를 활용해 각사에서 필요한 신제품을 자유롭게 개발할 수 있게 된다. 또 인터넷을 위한 프로그램 제작이 간편해지고 소프웨어 발전도 한층 가속화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대기업들이 잇따라 소스 공개전략을 채택하고 나선 것은 우선 광범위한 프로그래머들이 제품을 응용하거나 수정할 경우 더욱 안정적인 체제를 구축할 수 있는데다 각종 결함까지 손쉽게 개선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기업 입장에선 사용자가 폭넓게 확산될 경우 자사 프로그램의 시장 지배력을 확고히 다질 수 있다는 장점까지 겨냥한 것으로 분석된다.
소스 공개운동의 주창자인 에릭 레이먼드 프로그래머협회 회장은 『애플의 소스 코드 공개야말로 컴퓨터 산업을 뒤흔드는 획기적인 사건이며 애플은 우리가 진정으로 원하던 것을 제공했다』며 한껏 치켜 세웠다. 【정상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