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저축은행들에 대해 선박투자 자제를 요구하고 나섰다.
최근 해운 시황 회복세가 뚜렷하게 나타나면서 저축은행들의 투자가 늘자 시황 변화에 따라 부실화 가능성이 높은 선박투자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다.
금융감독원의 한 관계자는 20일 "최근 대형 저축은행 3개사 관계자들과 미팅을 하고 선박투자의 적정성과 리스크 헤지 과정 등에 대해 설명을 들었다"며 "가급적 선박투자와 관련된 시황 변동을 면밀히 따져 충분한 리스크 헤지 과정을 거쳐 투자하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해운업 시황이 개선되고 있기는 하지만 시황 변동에 민감해 부실화 가능성이 높아 앞으로 선박에 투자한 저축은행들을 면밀히 모니터링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올 하반기 종합검사부터 선박투자의 안정성 여부를 별도로 조사하기로 했다.
금감원의 한 관계자는 "현재 저축은행의 선박금융 대출금리는 연 8~9%로 저금리 상황에서는 수익성이 있다"며 "다만 외환업무가 제한돼 있는 저축은행들이 원화를 해운사에 대출, 해운사들이 그 돈으로 해외 시장에서 스와프해 선박을 발주하고 있어 환율변동 리스크 부담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해운 시황 악화와 환율 변동으로 환리스크에 노출될 경우 저축은행들은 사모펀드(PF) 대출처럼 대출을 회수하지 못해 또 다른 건전성 악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수시로 이들의 투자 현황을 면밀히 살펴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저축은행의 한 관계자는 "시장 상황을 충분히 점검하고 투자의 적정성을 확인한 후 투자한 것"이라며 "금감원과의 이번 미팅은 선박투자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한 차원에서 이뤄졌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