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경협의 남측 주체인 현대아산이 자금난 해소를 위해 국민주 공모에 나서기로 해 결과가 주목된다. 현대아산은 일반 국민을 상대로 보유중인 자사주 890만5,000주의 4.4%인 38만주를 주당 액면가 5,000원에 공모에 나선데 이어 앞으로도 나머지 자사주 매각과 유상증자등을 통해 국민기업으로 거듭나 남북경협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현대아산이 이처럼 일반 국민을 상대로 자사주매각에 나선 것은 그동안 남북경협사업을 추진해오는 과정에서 적자가 누적돼 완전 자본 잠식상태에 이르러 사업에 필요한 자금조달이 여의치 않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에 일반국민에 매각되는 자사주의 경우 수량이 많지 않은데다 매각대금도 19억원정도에 불과해 자금난 해소에 큰 도움은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자사주매각이 성공적으로 이뤄지는 경우 국민기업으로 거듭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나름대로 의미를 지니는 것으로 평가된다. 심각한 자금난에도 불구하고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조성 등 주요 남북경협사업이 중단돼서는 안 된다는 점에서 현대아산이 국민기업으로 거듭나는 것은 현대아산은 물론 남북경협의 지속적인 추진을 위한 대안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현대아산의 이 같은 국민기업화 방안은 기업을 비롯한 국민의 적극적인 참여가 뒷받침될 때 성공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막바지 단계에 이른 개성공단에 관심을 갖고 있는 중소기업들의 관심과 참여가 요구된다. 고임금 등으로 경쟁력 위기에 몰려있는 많은 중소기업을 비롯한 많은 기업들이 개성공단에 큰 기대를 걸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개성공단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되어 하루빨리 국내기업들의 생산기지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누구보다도 개성공단의 수혜자 입장인 기업들이 현대아산 살리기에 앞장서는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현대아산측도 이제부터는 그동안 추진해온 남북경협 사업 전반을 점검하고 수익성 확보에 경협사업의 최우선 순위를 두어야 한다. 투자의 회임기간이 길고 리스크가 큰 경협사업의 특수성에 비추어 단기간내에 수익성을 확보하기가 쉬운 일은 아니지만 수익성이 없는 사업은 과감하게 정리하거나 정부와의 비용분담 방식으로 전환하고 수익성위주로 사업을 재편할 필요가 있다. 정부도 남북경협의 지속적인 확대를 위해 현대아산의 수익성 제고를 위한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남북경협 합의서가 발효되고 개성공단 사업이 본격화되는 등 현대아산이 추진해온 남북경협사업이 마침내 본궤도에 오를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고 있다. 지금까지 쌓은 공이 헛되지 않고 남북경협이 열매를 맺기 위해서는 현대아산이 국민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국민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이 요망된다.
<김민형기자 kmh204@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