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국내 증시는 'N자'형의 완만한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연초 미국 재정절벽 우려 완화에 따른 안도 랠리로 반짝 상승세를 보인 뒤 2ㆍ4분기 약간의 조정을 거쳐 하반기에 다시 오름세를 나타내는 모양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코스피지수 최고점이 올해보다 10% 정도 오르는 데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해 시원스러운 상승흐름은 보여주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경제신문이 28일 내년 증시전망을 발표한 국내 22개 증권사의 코스피지수 밴드 평균치를 분석한 결과 고점은 2,283포인트, 저점은 1,817포인트로 나타났다.
고점을 기준으로 할 경우 내년 증시가 올해(2,047포인트)보다는 10%가량 상승하는 셈이다. 이는 지난해 기록한 사상 최고치(2,228포인트)를 훌쩍 넘어서지 못하는 모습이다. 지수의 상ㆍ하단 폭 역시 올해(400포인트)와 비슷할 것으로 전망됐다.
증권사들은 대체적으로 내년 증시흐름이 상반기보다는 하반기 상승세가 더 큰 '상저하고' 형태를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근 들어 미국의 주택경기가 살아날 기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경기의 낙수효과가 일어나는 시기를 감안할 때 내년 하반기에는 증시에도 훈풍이 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곽병렬 유진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내년 초에는 새 정부 출범효과와 미국의 재정절벽 리스크 완화에 따른 안도랠리 때문에 증시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며 "하지만 2ㆍ4분기에는 유럽 재정위기로 다소 조정을 보인 뒤 하반기에 글로벌 경기가 정상화 국면으로 돌아서면서 증시도 상승세를 타는 N자형의 완만한 상승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학균 KDB대우증권 투자분석부 팀장은 "내년 증시도 전체적으로 올해의 분위기가 연장된 것과 같은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며 "따라서 지수보다는 개별 종목에 포커스를 둔 투자전략이 필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증권사들이 추천하는 내년 투자유망 종목을 살펴보면 삼성전자가 단연 최우선 순위로 꼽혔고 최근 들어 강세를 보이고 있는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 LG화학 등 LG그룹주들도 대거 추천됐다. 또 CJ제일제당 등 내수주와 고려아연 등 원자재 관련주도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을 것으로 전망됐다.
오성진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난해 불거졌던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에 따른 리스크와 유럽의 재정위기 등이 내년에는 완화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보이지만 기업들의 이익이 많이 늘지 못한다는 점에서 증시 반등폭이 크지는 않을 것"이라며 "최근 주택경기와 같은 미국의 경기회복 온기가 중국을 거쳐 우리나라까지 오는 기간을 고려할 때 내년 하반기에는 국내 증시가 강세를 보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