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쉰들러 리스트」로 일약 히어로가 된 리암 니슨이 장발장으로 나오는 「레미제라블」이 개봉을 앞두고 있다. 이 새로운 버전에는 여러 유명 인사들이 등장한다.먼저 감독부터 따지자면 「정복자 펠레」로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바 있는 빌 어거스트가 메가폰을 잡았다. 감동 드라마 「샤인」의 주인공 제프리 러쉬가 평생동안 장발장을 추적하는 자베르 형사역을 맡았다. 그리고 장발장의 마음을 사로잡는 매춘부 팡틴은 섹시 스타 우마 서먼이, 팡틴의 딸 코제트는 「로미오와 줄리엣」에서 레오나르도 디 카프리오와 호홉을 맞춘 클레어 데인즈가 맡았다. 최근 세계 영화판을 휘젖고 있는 여러 주역이 그 이름을 빛내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신판 「레미제라블」은 리암 니슨과 제프리 러쉬의 연기가 돋보이는 가운데, 어딘지 어색하다. 화려한 색상과 세트 등이 눈에 띄지만, 급한 김에 비단옷에 재를 뿌린 것처럼 리얼리티에 흠집이 많다. 과거로의 회귀가 자연스럽지 못하다는 얘기다. 전신주가 즐비한 근교에서 조선시대 사극을 그린 것처럼.
빅토르 위고의 「레미제라블」은 1862년 출간 이후 13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세계문학사의 큰봉우리로 우뚝서 있는 불후의 명작. 망명지에서 위고가 출판사에 책이 잘 팔리냐는 물음을 뜻하는 「?」만 적은 편지를 보내자 출판사에서 대박이 터졌다는 응답으로 「!」만 적어보냈다는 사연도 전해진다. 그리고 「레미제라블」은 연극·영화·텔레비전 드라마·뮤지컬 등으로 많은 예술가에게 대박의 즐거움을 안겨주었다.
빵 하나를 훔친 죄로 19년간이나 수감생활을 했던 장발장이 자신의 과거를 숨기고 신흥부자로 출세하고, 매춘부 팡틴을 사랑하게 되나 오랜 기간 그를 추적해오던 경찰 자베르 때문에 팡틴이 남긴 딸 코제트와 함께 파리로 탈출한다. 그러나 격동하는 프랑스혁명의 와중에 투사와의 사랑에 빠진 코제트를 위해 그녀의 애인을 구하려 몸을 던지는 장발장의 앞에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