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수세력을 잃은 주식시장에서 유일하게 대규모 매수 ‘실탄’을 갖춘 프로그램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높아지고 있지만 정작 그 영향력은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장 초반부터 프로그램 매수세가 대거 유입돼 장 마감까지 총 3,675억원 규모의 매수 우위를 기록했다. 전날 프로그램 매물에 밀려 폭락했던 주가지수는 전날보다 16.42포인트(1.3%) 오른 1,279.77로 마감됐다. 박상욱 서울증권 애널리스트는 “지금 상태에서 베이시스가 개선되면 최대 2조5,000억원 가량의 매수세가 유입될 수 있을 것”이라며 “프로그램 매수 여력이 지수 상승 요인이 될 수 있는 것은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이날 코스피지수가 시초가와 비슷한 수준에 머물렀다며 정작 프로그램 매수가 주가를 끌어올리는 데는 실패했다고 분석했다. 김현태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지수 상승은 미국과 유럽시장 급등의 영향으로 장 개시 전에 가격이 올랐기 때문”이라며 “프로그램 매매에 영향을 받는 시초가 이후 주가지수는 장 마감까지 제자리걸음에 그쳤다”고 설명했다. 이날 코스피지수 시초가는 1,278.27로 3,000억대의 매수세에도 불구하고 주가지수는 1.5포인트의 미미한 상승에 그친 셈이다. 프로그램에서 상당규모의 매수 물량이 유입됐음에도 불구하고, 외국인과 개인을 중심으로 한 현물 매도세에 묻혀 버렸다는 얘기다. 이종우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도 “프로그램은 추세를 바꿀 수 없다”며 “1조원 정도의 매수 여력은 있겠지만, 시장을 들어올리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7월 중순 이후 시장에서 프로그램 매매의 비중은 점차 떨어지는 추세다. 최창규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주식 거래대금에서 프로그램 매매가 차지하는 비중이 7월 중순 14%에서 지금은 6%까지 떨어진 상태”라며 “워낙 매수세가 없어서 시장이 영향을 받기는 하지만 프로그램의 영향력은 일종의 착시효과”라며 프로그램 매수에 대한 과도한 기대를 경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