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부동산일반

초저금리시대 중소형 빌딩 '귀하신 몸'

대형보다 공실률 낮고 임대 수익률 3~5%대

매각 차익까지 가능해 100억 미만 품귀 현상

업무·상업지역 인근 등 입지 반드시 따져봐야

중소형 빌딩이 저금리 시대에 유망한 투자상품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최근 매물로 나온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한 상가빌딩. /서울경제DB


은퇴한 후 투자처를 찾고 있던 이모(66)씨는 최근 서울 강남의 한 중개업소로부터 학동역 인근 중소형 빌딩 매물을 소개 받았다. 총 매매가격은 30억원이지만 보증금 4억원가량을 제외하고 은행 대출을 매매가의 30% 정도 받으면 10억원 중반대로 매수할 수 있다는 것. 월세가 1,000만원 이상 나오는 건물이라 대출이자와 유지비용 등을 감안하더라도 연간 5%대의 수익률을 거둘 수 있다는 게 중개업소의 설명이었다. 이씨는 적지 않은 금액이라 보름 가까이 고민한 끝에 투자 의사를 밝혔지만 이미 해당 빌딩은 다른 투자자와 거래가 완료된 뒤였다.

이씨는 "요즘 중소형 빌딩에 대한 관심이 높은데 시간을 끌면 안 된다는 핀잔만 들었다"며 "중개업소에서는 매물이 부족한 상황이라 좀 기다려야 한다고 했다"고 전했다.


초저금리 기조가 계속되면서 중소형 빌딩이 유망 투자처로 급부상하고 있다. 대형 오피스빌딩은 높은 공실률로 몸살을 앓고 있지만 중소형 빌딩은 수요가 늘어나며 적합한 투자 대상 매물을 찾기 힘들 정도다.

김규정 우리투자증권 부동산팀장은 "전반적으로 중소형 빌딩 매물은 많지만 질 좋은 물건은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라며 "저금리 시대에 안정적인 임대수익을 올릴 수 있는데다 다른 수익형 부동산과 달리 매각차익도 기대할 수 있어 관심이 많다"고 설명했다.

◇100억원 미만 빌딩 품귀…중소형 빌딩 관심 급증=19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 강남과 마포·종로 등 주요 업무·상업지역의 100억원대 미만 중소형 빌딩이 품귀 현상을 빚고 있다. 저금리와 주택시장 침체가 계속되면서 자산가들 중심으로 대체투자처로 부상하고 있어서다. 김윤수 원빌딩부동산중개법인 팀장은 "100억원 미만의 중소형 빌딩은 매물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특히 50억원 미만 물건에 수요가 몰려 있다"고 설명했다.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업무 및 상업시설의 법원 경매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은 81.3%로 지난해 같은 달(72.6%)과 전달(75.5%)에 비해 모두 상승했다. 경매 1건당 응찰자 수도 2.7명으로 지난해보다 높아 경쟁률도 치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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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서는 강남 지역의 경우 연간 임대수익률이 3~4%대, 강남 이외 지역은 4~5% 정도는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최근 매물로 나온 서초동의 5층짜리 근생빌딩은 매매가 30억원에 보증금 7,000만원, 월 1,200만원 정도의 임대수익을 올릴 수 있다. 보증금을 제외하더라도 연간 4%의 수익률을 올릴 수 있는 셈이다. 특히 오피스텔이나 일반 상가와 달리 중소형 빌딩은 향후 땅값 상승에 따른 매각차익까지 기대할 수 있어 주요 투자처로 주목 받고 있다.

아울러 최근 4~5년간 지속되고 있는 주택경기 침체와 저금리 기조가 맞물려 고가 주택보다 투자환경이 더 좋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물건별로 차이는 있지만 대체로 빌딩을 담보로 은행 대출을 받을 경우 2% 후반대의 금리로 자금을 동원할 수 있다. 국민주택기금 지원을 받는 디딤돌대출 금리보다 유리하다. 김윤수 팀장은 "대개 투자자들은 매입자금의 일부를 은행 대출로 해결하는데 이럴 경우 강남 고가 주택보다 레버리지 효과가 더 크다"고 설명했다.

◇입지·규모·임대공간 등 종합적으로 고려해야=전문가들은 중소형 빌딩에 투자할 때 가장 고려해야 할 점은 입지라고 입을 모은다. 사무실로 주로 쓰이는 대형 오피스빌딩과 달리 중소형 빌딩은 사무실과 소매용 상가가 결합된 경우가 많은 만큼 주요 상권에 위치해 있어야 한다. 아울러 중소형 빌딩은 연면적이 크거나 층수가 높을수록 단위면적당 매매가격이 상대적으로 높게 형성되는 편이다. 이 때문에 적정 규모의 매물을 찾는 노력도 필요하다.

낡은 빌딩을 산 뒤 리모델링을 통해 건물의 가치를 높이는 것도 좋은 투자 방법이다. 실제로 신사동의 5층짜리 건물의 경우 3억원을 들여 엘리베이터를 설치하는 등 내부 리노베이션을 마친 뒤 임대료와 건물 가격이 모두 상승하기도 했다.

아울러 저층부 임대공간 면적이 넓은 빌딩이 좋다는 점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특히 상업시설이 주로 들어서 임대료 수준이 가장 높은 1층의 임대 가능 면적이 넓은 빌딩이 유리하다. 아울러 도시계획상 용적률보다 현재 적용 받고 있는 용적률이 낮은 물건이 앞으로 가격 상승 여지가 많다는 점도 기억해둬야 한다.

김규정 팀장은 "중소형 빌딩의 수익률은 어느 정도 평준화되고 안정화된 상황"이라며 "임대수익률이 비슷한 상황에서는 향후 매각차익을 기대할 수 있는 물건으로 관심을 돌리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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