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10%로 추락한 노조 가입률이 의미하는 것

지난해 우리나라의 노동조합 조직률이 10.3%로 2년 연속 사상 최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동부와 한국노동연구원이 발표한 ‘2006년 전국노조 조직현황’에 따르면 관련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지난 1977년 25.4%를 기록했던 노동조합 조직률은 1989년 19.8%를 정점으로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여 2004년 이후 10%대를 유지하고 있다. 그나마 공무원노조가 합법화함에 따라 조합원 숫자가 전년보다 조금 늘었으며 이를 제외하면 조직률이 한자릿수를 면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노조 조직률이 37%에 이르는 대만은 물론이고 영국(28.4%)이나 독일(22.3%), 심지어는 일본(18.2%)과 미국(12.0%)에 비해서도 현저하게 낮은 수준이다. 그렇다면 무엇 때문에 근로자들이 노조를 외면하게 됐는가. 우리는 무엇보다 근로자들의 피부에 와 닿는 처우개선 등을 도외시하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반대 등 정치적 파업에 주력한 노조의 운동방향이 근로자의 무관심을 불러왔다고 판단한다. 근로조건 개선과는 전혀 무관한 정치성 투쟁구호를 내걸고 일상적인 파업이 되풀이될 경우 결국 근로자의 일자리만 빼앗는다는 엄연한 현실을 근로자들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노조 조직률이 떨어지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비정규직 근로자의 증가를 들 수 있다. 고용이 불안정한 비정규직들이 스스로 노조를 설립하기는 어렵고 정규직들은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비정규직을 조합원으로 받아들이지 않아 조직률 하락을 부채질하고 있는 것이다. 정치투쟁 강화와 불법파업으로 공권력이 투입되는 악순환이 계속되는 한 우리나라의 노동조합 조직률은 상승하기 힘들 것이다. 노동운동을 통해 입신하기에 급급한 일부 노동운동가들이 상급 노조를 장악하고 산하 단위노조의 과격시위를 주도하는 한 노조에 대한 신뢰를 떨어지고 설 자리도 더욱 줄어들 수밖에 없다. 이제라도 노조는 왜 근로자에게 외면 받는지 뒤돌아보고 노사상생의 노동운동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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