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조흥은행 인수 5파전… 매각 급류탈듯

■ 제일은행 인수전 가세제일 자금조달 만만찮아 신한지주 여전히 유력 제일은행도 경영권을 포함한 조흥은행 인수를 적극적으로 피력하고 나서면서 국내외 금융회사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신한금융지주 컨소시엄, 일본 신세이(新生), 타이완 후본(富邦) 금융그룹, 미국계 금융기관 등이 실사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제일은행도 인수전에 뒤늦게 뛰어들어 5파전의 양상을 보이고 있다. 정부는 조흥은행에 대한 실사를 마치고 오는 11월 말 공적자금 관리위원회에서 최종 인수대상자를 선정할 방침이어서 조흥은행의 매각은 초읽기에 들어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게 됐다. 특히 전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서울은행에 이어 조흥은행 매각도 이른 시일 안에 매듭지을 것"이라며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어 조흥은행 매각작업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정부는 경영권을 포함한 51% 이상의 지분을 매각하기 위해 4개 기관을 선정하는 한편 이 협상이 실패로 돌아갈 경우에 대비해 2개 기관을 예비로 선정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 제일은행의 참여 배경과 전망 로버트 코헨 행장이 정부에 응찰참여를 강력히 요구하고 있지만 제일은행은 이미 탈락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재경부의 한 관계자는 "조흥은행 매각에 참여한 8개 기관 가운데 4개 기관을 이미 선정했다"고 밝혀 "오늘 중으로 정부가 제일은행 실사 여부를 통보해올 것"이라던 코헨 행장과의 발언은 현실성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코헨 행장은 탈락 후에도 나머지 금융회사와 함께 인수작업에 나서겠다며 강력한 인수의사를 밝히고 있다. 이는 조흥은행이 시중은행 가운데에서도 '영업력'이 뛰어나기 때문으로 보인다. 신한금융지주회사와 미국ㆍ일본ㆍ타이완 금융기관 등이 군침을 흘리는 이유도 마찬가지다. 자산규모가 약 30조원인 제일은행은 코헨 행장이 밝힌 것처럼 자체적으로는 자금을 조달할 수 없고 대주주 증자와 상장 등 외부의 도움을 통해서만 자금을 마련할 수 있는 상황이다. 조흥은행의 지분 51%(6억7,911만8,429주)를 인수하려면 액면가 5,000원으로 계산해도 1조7,316억원이 필요하고 경영권을 포함한 프리미엄을 얹을 경우 2조원을 훨씬 넘어 이를 조달하기는 쉽지 않다는 게 금융계의 일반적인 분석이다. ▶ 정부, 협상결렬 대비책도 있다 조흥은행의 인수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정부의 전략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부는 51% 이상 지분을 매각하되 이 협상이 깨질 상황에 대해서도 배수진을 치고 대책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의 한 고위관계자는 "경영권을 포함한 51% 이상 지분매각을 추진하고 이 협상이 결렬될 경우에 대비, 2개의 예비 후보군도 병행해 선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는 국내외 금융기관이 조흥은행 인수에 적극적인 관심을 표명하고 있지만 조건 등으로 결렬될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최악의 상황에 대비, 일부의 지분만이라도 반드시 매각하기 위한 정부의 포석으로 보인다. ▶ 여전히 유력한 신한금융지주회사 '은행의 대형화와 민영화'라는 대의 명분을 만족시키는 데는 4개 금융회사 가운데 신한금융지주회사가 가장 유력하다는 게 정부측의 분위기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제일은행을 뉴브릿지캐피털 펀드에 넘겼다가 헐값매각과 국부유출이라는 시비에 휘말린 적이 있기 때문에 국내 금융회사를 선호하고 신한이 참여하면 총자산 규모 130조의 국내 2위권 은행을 탄생시킬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전용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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