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시가 있는 풍경/11월 8일] 붓자국

어깨 위로 떨어지는 편지(창비刊)

비단에 먹이라는 옛 그림을 한 점 사귀었다
나룻배가 긴 강물 위로 먹먹하게 흘러가는 그림 한 폭
사공은 강물에 무얼 빠뜨렸는지 노젓기를 멈추고 강물을
그윽이 보고 있다
사공도 처음엔 그들처럼 무시되었던 풍경이었으리라
시간이 흘러서 피어나는 풍경이 있으리라
지워진 풍경이 물 위로 뜨는 풍경이 있으리라 풍덩!
한평생 강물 소리를 듣고 사공의 가슴엔 먹먹한 빛이 지
금 강물보다 깊다
한 획 붓질의 노동이 건너야 할 강물을 휘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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