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로 눈을 돌리는 것은 증권사들 뿐만이 아니다. 증권선물거래소, 증권예탁결제원, 증권업협회 등 증권 유관기관들도 해외로 진출하고 있다. 이들은 해외 증권 기관들과의 교류 및 협력사업 등을 통해 국내 증권사들의 해외 진출을 측면에서 지원하는 한편 자본인프라를 수출함으로써 새로운 수익원으로 삼을 수도 있어 ‘일석이조(一石二鳥)’인 셈이다. 증권선물거래소의 경우 베트남의 증권거래소 개설을 지원해 베트남으로 진출하려는 국내 증권사들에게 든든한 힘이 되어주고 있다. 베트남은 성장 잠재력이 큰 국가인 만큼 일본, 영국, 독일 등도 증권거래소 설립 프로젝트를 따내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했지만 한국증권선물거래소가 단독으로 프로젝트를 실시했다. 그 결과 지난 2000년 베트남 호치민시에 증권거래소가 설립됐고 2005년에는 하노이 증권거래소가 개설됐다. 증권선물거래소는 또 1991년 방글라데시 증권거래소 발전을 위한 자문사업, 우크라이나와 스리랑카의 증권정책 및 증시활성화 관련 전문가 파견 등 개발도상국 지원사업을 실시했다. 거래소는 이와 함께 싱가포르ㆍ도쿄 증권거래소와 각각 해당국에 상장된 상품을 직접 주문할 수 있는 시스템 연계사업을 협의중이다. 또 중국 등 해외기업의 국내 상장을 유치하기 위한 준비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증권업협회는 국내 증권업계의 대외 교류확대와 위상제고를 위해 적극 활동하고 있다. 특히 국내 증권사의 수익원 다변화를 유도하기 위해 성장 잠재력이 큰 아시아 이머징마켓 진출을 지원하고 있다. 오는 9월 베트남, 중국, 인도, 태국 등 아시아 이머징마켓 증권업 종사자들을 초청해 한국 자본시장 연수 프로그램을 실시할 예정이다. 증권예탁결제원도 개발도상국가를 대상으로 증권대차ㆍRepo 시스템 등에 대한 컨설팅 사업을 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6월 시작해 올 3월에 마무리한 태국 컨설팅 사업의 경우 첫 유상 컨설팅으로 40만달러의 수수료 수입을 거뒀다. 예탁결제원이 전문가 7명을 태국 현지에 파견해 고유의 증권대차ㆍRepo 시스템을 모델로 한 컨설팅을 실시해 중개시스템ㆍ담보관리시스템ㆍ고객계좌관리 시스템 등 전산시스템 프로세스를 완성시켰다. 증권예탁결제원은 앞으로도 인도네시아, 필리핀, 우즈베키스탄, 베트남 등으로 해외수출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정의동 증권예탁결제원 사장은 “해외 개발도상국에 증권 관련 인프라를 수출하는 것은 자체 수익기반을 확대하는 것 뿐만 아니라 정부의 동북아 금융허브 정책을 지원하면서 국내 증권사들의 해외 진출에도 보탬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노희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