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한국 '조율사 역할' 톡톡

[G20재무장관회의] 각국 의견대립 이슈들 효과적 중재<br>국제통화기금 쿼터 조정<br>금융안전망 논의등 주도<br>합동 만찬회의 주재등 회의장밖 리더십도 눈길

2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주요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회의'에 의장국 자격으로 참석해 회의를 주재한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이 회의를 마친 후 차기 의장국인 캐나다의 짐 플래허티 재무부 장관과 함께 합동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기획재정부

'메커니즘(mechanism)'이라는 단어 하나에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던 주요20개국(G20) 재무장관 회의장이 순간 웃음바다로 변했다. 의장인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의 재치 있는 말 한마디가 회의장 분위기를 바꾸며 시간을 끌던 코뮈니케(공동 성명서)를 확정했다. 2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G20 재무장관ㆍ중앙은행 총재회의는 앞으로 한국이 국제사회를 이끌어 나갈 수 있다는 리더십을 국제사회에 성공적으로 보여주는 성과를 거뒀다. 재무장관회의의 의장을 맡았던 윤 장관은 각국 간 첨예하게 대립되는 이슈에 대해 효과적으로 중재했고 코뮈니케 문안을 조정하며 'G20 조율사'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한국은 이번 회의에서 신흥국과 개발도상국이 미묘한 대립 양상을 보였던 국제통화기금(IMF)의 쿼터 개혁은 물론 글로벌 금융안전망 이슈에 대한 논의도 적극적으로 주도했다. 조율사로서 한국은 IMF 쿼터 조정을 당초보다 2개월 이른 오는 11월 서울 G20 정상회의에서 마무리 짓기로 하는 결론을 도출했으며 우리가 제안한 글로벌 금융안전망이 G20의 공식 의제로 채택되도록 하는 성과를 이끌어냈다. 특히 IMF 쿼터 개혁은 선진국이 점유하던 국제금융기구의 주도권을 각국의 경제력에 맞게 재배분해 선진국과 신흥ㆍ개도국 간 균형을 맞추는 작업으로 이 문제를 조정함으로써한국은 개도국의 대표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이외에도 아프리카개발기금(ADF)과 국제개발협회(IDA)에 대한 재원 보충 노력, 국제기구의 아이티 부채 완전 탕감 방안에 대한 지지 등도 이끌어냈다. 워싱턴 회의에서는 달라진 한국의 위상도 반영됐다. G20 회의에서 의장국을 맡은 우리나라는 이슈노트 작성 등 해외 개최 준비, 장ㆍ차관회의 진행, 코뮈니케 작성 등 회의 운영 전반을 주도했다. 과거 국제회의에서 주요국의 발언을 받아 적는 형식적인 의장국에서 G20 의장국으로 코뮈니케 초안을 만들고 주도하는 위치로 올라섰다. 회의장 밖에서도 리더십을 발휘했다. 윤 장관은 G20 회의에 앞서 티머시 가이트너 미국 재무장관과 짐 플래허티 캐나다 재무장관, 크리스틴 라가르드 프랑스 재무장관 등 10여 개국 재무장관과 활발한 면담을 갖고 의제 논의 방향을 사전 협의했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윤 장관과의 연이은 면담 요청은 국제 사회에서 한국의 위상이 높아졌음을 반영하는 단적인 예"라고 말했다. 윤 장관은 G20 의장국으로는 처음으로 IMF금융통화위원회(IMFC)와 함께 G20ㆍIMFC 합동 만찬회의도 주재했다. 윤 장관은 25일 워싱턴 한국전 참전비를 방문한 자리에서 "6.25 전쟁 당시 식량부족으로 보릿고개를 겪고 미국 등이 보내준 강냉이로 연명하던 우리가 이제는 G20 의장국으로 글로벌 이슈를 주도해 격세지감을 느낀다"고 소회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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