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기업들이 신입사원을 채용하기 보다는 실무경험이 있는 경력자 위주로 채용하는 관행이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대학을 갓 졸업한 청년 근로자들이 노동시장에 진입하기가 더욱 힘들어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17일 노동부에 따르면 30대 대기업과 공기업, 금융회사 등에 취업한 근로자는 지난 해 말 현재 124만7,000명으로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체제로 편입된 지난 97년 말의 157만3,000명에 비해 20.7%가 감소했다.
지난 해 이들 기업에 입사한 근로자 가운데 신규 채용인력은 97년말의 21만8,000명에서 16만6,000명으로 23.9% 감소했다. 그러나 경력자 채용비중은 작년 말 40.7%에서 81.8%로 두배 이상 증가했다. 이는 국내 주요 기업들이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상시 구조조정 체제를 구축, 신규채용 비율을 줄이고 경력자 중심으로 인력을 충원한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이 같은 경력자 위주의 채용 관행은 청년실업률 악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전문대와 4년제 대학졸업자가 올해 50만4,915명(교육통계연감 자료)으로 지난 97년의 36만8,430명보다 37.0% 증가했던 점에 비춰 실질적인 고학력 청년 실업난은 통계치 보다 심각한 상황이다. 노동부 관계자는 “고학력 졸업자가 노동시장에 계속 배출되고 있지만 정보화 등으로 인해서 산업수요가 변하는 상황”이라며 “수요측면에서는 대기업이 버젓한 일자리를 줄이면서 경력자를 선호한 점도 한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평가했다.
<전용호기자 chamgil@sed.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