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홍현종의 글로벌워치] 지구촌 아웃소싱 지도가 바뀐다

"서구 인력난 해소책" 또다른 美 세계지배" 논란속<BR>印서 세계로, 단순하청서 고부가 업무로 확산추세<BR>세계 산업체제·노동시장 재편등 큰 변수로 떠올라

[홍현종의 글로벌워치] 지구촌 아웃소싱 지도가 바뀐다 "서구 인력난 해소책" 또다른 美 세계지배" 논란속印서 세계로, 단순하청서 고부가 업무로 확산추세세계 산업체제·노동시장 재편등 큰 변수로 떠올라 일자리만큼 우리에게 와 닿는 경제 문제가 있을까. 최근 수년 미국이 선도해 세계 고용시장에 큰 변화를 몰고 온 해외 아웃소싱. 그 득(得)과 실(失)에 대한 논란은 올 내내 특히 미국 경제 최대 화두 중 하나였다. 최근 나타나고 있는 글로벌 아웃소싱 시장의 새 경향, 그리고 그에 따른 세계 산업에의 영향을 살펴본다. 글로벌 아웃소싱의 추세가 바뀌고 있다. 인도와 중국에 집중된 시장이 동남아와 동유럽 등 전세계로 확산되고 있다. 콜 센터 등 비교적 단순 사무직에만 한정됐던 업무 영역도 고급기술, 화이트컬러 전문직 분야까지 넓혀지고 있다. 지역과 업종의 다양화다. 단순 하청기지에서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산업 부문으로 진화해가는 아웃소싱의 추세는 세계 산업 체제에도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논란속 확장세 이어갈 듯, 영역도 다양화=해외 아웃소싱을 둘러싼 미국내 논란은 국내 일자리수 감소와 아웃소싱과의 상관관계가 문제의 요체다. 상품 개발 거점을 기업들이 해외로 옮기는 오프쇼링(offshoring)과 아웃소싱이 국내 일자리 감소의 큰 이유란 주장과 생산성 향상 등 다른 요인 때문이란 견해가 정치적 이해와 맞물리며 올 내내 미국을 달구었다. 미국내 감원이 올해까지 4년 연속 연 100만명을 넘을 거란 전망 속에 미 기업들은 여론의 눈치를 살펴가며 아웃소싱을 늘려왔고 앞으로도 공격적으로 늘려나갈 것으로 보인다. 실제 많은 관련 기관들은 미 대기업들이 향후 글로벌 아웃소싱에 대거 나설 것이라는 관측을 속속 내놓고 있다. 또한 기업들이 노출을 꺼리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해외 아웃소싱은 실제 정부 발표보다 훨씬 많을 것이란 견해도 있다. 특히 노조 결성 기업일수록 더 그렇다. 시장조사업체 포레스터 리서치에 따르면 오는 2015년까지 미국내 약 350만개 일자리가 아웃소싱될 전망이다. 아웃소싱의 최대 수혜국 인도의 경우 정부당국자의 말을 빌리면 올 실적 120억 달러에서 내년엔 240억달러로 늘 전망이다. 미 기업들이 이처럼 아웃소싱을 늘려갈 수 밖에 없는 이유는 무엇보다 비용이 절감되고 생산성이 증가하는 효과 때문이다. 특히 핵심 사업 부문에 집중할 수 있음이 큰 이점이다. 규모와 함께 취급 업무 영역도 넓어지고 있다. 업무영역이 세분화ㆍ전문화되면서 한 회사가 모든 업무 영역에서 최고가 될 수 없는 시대가 되고 있는 환경 때문이다. 비 핵심분야는 기술과 특히 임금면에서 비교우위를 갖는 해외 기업들에 맡기는 추세가 가속화될 것이란 얘기다. 콜 센터를 비롯 고객관리 및 총무 등 비즈니스 프로세싱 아웃소싱(BOP)단계에서 앞으로는 IT 연구개발(R&D)과 인사, 법무와 같은 고부가가치 전문 영역까지 확대될 것이 예상되고 있다. ▦‘인도에서 세계로’ 아웃소싱 지역이 넓어진다=시장 확대와 함께 가장 큰 변화는 아웃소싱 대상 지역이 다변화되고 있다는 점. 인도에 이어 중국에 쏠렸던 상황에서 동부유럽 등 보다 넓은 지역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인건비 상승이 제일 큰 이유다. 비즈니스위크지는 이와 관련 최근 미국과 유럽기업들이 앞다퉈 인도 중국 등으로 몰려가 ‘몸값’을 올려놓는 바람에 임금 경쟁력이 떨어졌다고 보도했다. 아웃소싱의 메리트는 양국간 임금 격차율이 보통 300~400% 수준이 돼야 한다는 것. 인도의 경우 임금 상승률이 연 15~17%에 달해 이 같은 메리트가 상쇄되고 있다. 특히 단순 서비스보다는 소프트웨어 개발 같은 창조적 분야 아웃소싱 임금이 치솟고 있다. 게다가 인도와 중국의 급증하는 자체 고급인력 수요로 구인 자체가 어렵다. 인도의 대안으로 부상하는 지역은 동부 유럽이 눈에 띈다. 아시아보다 임금이 높은 수준임에도 동구권이 선호되는 이유는 지리적 접근성과 함께 서유럽과의 문화적 동질감 때문이다. 실제 고객과의 접촉이 잦은 서비스 업무의 경우 체코, 폴란드, 헝가리 등으로의 이전 사례가 늘고 있다. 영어 능력에서 강점이 있는 멕시코 아일랜드 필리핀 싱가포르 등도 선진권 아웃소싱의 주 대상국으로 떠오르고 있다. 실제 최근 미국내 각 기관들의 조사 결과를 종합해보면 인도와 중국보다 이들 나라들의 아웃소싱 건수 증가속도가 월등 높다. ▦글로벌 노동시장 재조정 등 세계 산업 체제에 영향 클 듯=아웃소싱이 단순히 개별 국가간 위탁ㆍ하청의 단편적 관계로만 볼 수 없는 이유는 아웃소싱으로 인한 글로벌 노동 시장의 재조정과 세계 산업 체계에 미치는 큰 영향 때문이다. 미국 등 서구 기업들의 아웃소싱이 생산직에서 사무직으로 사무직에서도 점차 고급 기술을 요구하는 분야로 확산되고 있는 추세는 필연적으로 글로벌 인력 재배치를 통한 세계 산업 체제 변화를 끌어낼 전망이다. 또한 현재 선진국-개발도상국 사이 위탁-하청의 도식적 관계에서 선진권 혹은 개발도상국 상호간 수평적 아웃소싱의 형태도 늘 것으로 보여 아웃소싱이 상품 등의 무역과 같은 거래 형태를 띌 가능성도 높다. 개발도상국의 경우 인도 사례에서 보듯 아웃소싱 관련 산업을 기반으로 글로벌화 단계를 거쳐 보다 강력한 산업화 단계로 이동할 수 있다. 물론 세계화 반대론자들의 주장처럼 각국 기업들의 이 같은 글로벌화가 미국의 세계 지배력을 더욱 넓히는 역기능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충분하다. 영국의 이코노미스트지는 2005년 경제 대전망에서 내년을 서구사회가 아웃소싱을 인력난의 해결책이란 새로운 관점에서 바라보게 되는 해로 규정하고 있다. 세계화 반대론자들은 아웃소싱을 미국 자본주의의 또 다른 세계 지배 형태로 규정하고 있지만 그 같은 대세를 거슬러 독자적으로 나가기도 현실적으로 어려운 게 많은 국가들의 현실이다. 아웃소싱이 지구촌 인력난의 해결책일지 새로운 패턴의 강대국의 지배 수단이 될 지 상당 부분은 개별국들의 제도 운용 능력에 달렸다. 입력시간 : 2004-12-21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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