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 부동자금 유치를 둘러싸고 은행·증권·투신사·뮤추얼 펀드 등 금융권간, 개별기관간 일대혈전이 벌어지고 있다.1일 금융계에 따르면 증권·투신·은행 등 각 금융기관들이 새로운 수익증권과 뮤추얼펀드를 잇따라 선뵈면서 대규모 광고공세와 함께 부동자금을 유치하기 위한 총력전에 돌입했다.
특히 금융계는 투신권의 공사채형 수익증권이 지난 3월 30일 현재 일주일 사이에 1조670억원이 감소한 반면 주식형은 같은 기간 동안 6,013억원 증가하는 등 부동자금이 보다 공격적인 성향을 띠고 있는 것에 주목하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현재 간접투자시장의 5%에 불과한 주식형 수익증권 규모가 조만간 20% 이상 넘어서 40조원을 돌파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는 최근 금융환경이 저금리·고유동성으로 정착되면서 부동자금이 어느 정도의 안정성만 보장된다면 보다 수익성이 높은 쪽으로 움직이려는 경향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국고채 금리가 6%, 회사채는 8%대에 불과하며 은행권의 예금금리도 7~8%대에 머물고 있고 추가로 금리가 하락할 가능성이 커 시중자금의 부동화 현상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각 금융기관들은 보다 공격적인 펀드운영과 함께 조단위의 대규모 주식형 수익증권과 뮤추얼펀드를 잇따라 설정하며 투자자 유치에 사운을 걸고 있는 모습이다.
특히 3월말 이후 만기가 돌아오는 투신권과 은행권의 고금리상품 자금이 주된 공략 대상이다. 이달 중 만기가 돌아오는 투신권 공사채 수익증권 규모는 20조원을 넘는다.
증권계의 경우 현대증권이 100조원을 목표로 주식형 수익증권인 바이코리아펀드를 판매한 데 이어 대우증권·LG증권이 1일부터 각각 1조원 규모의 주식형 수익증권 판매에 돌입하는 등 이달중 증권계의 수익증권 및 뮤추얼펀드 판매액이 4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현대증권은 이미 바이코리아펀드 판매가 1조원대를 돌파했다.
투신사는 만기가 속속 돌아오고 있는 수익증권 자금의 재유치와 시중 부동자금 흡수를 위한 갖가지 대책을 내놓고 있다. 한투는 올해 주식형 펀드 수탁액 추가목표금액을 10조원으로 잡았고 대투는 대한 윈윈펀드를 시판하며 자금재유치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현대투신은 연내 바이코리아펀드의 20조원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은행권은 금전신탁이 지속적으로 이탈하자 이를 차단하기 위해 고객설득에 적극 나서고 있다. 또 수익 다변화를 위해 수익증권 판매에 이어 이달부터 허용된 단위형 금전신탁도 주식투자비중을 높이는 등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시티·주택·외환은행에 이어 국민은행이 1일부터 수익증권 판매에 돌입했다. 단위형 금전신탁의 경우 은행권에서 올해 2조~3조원 정도 판매액을 올릴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은행권은 단위형 금전신탁이 납입금액 중 최대 30%까지 주식에 투자할 수 있다는 점을 고객들에게 홍보하는 마케팅을 강화할 계획이다.
미래에셋이 1일부터 3,000억원 규모의 뮤추얼펀드인 드림펀드를 시판한 데 이어 서울투신의 플래티넘2호 3,000억원, 마이다스의 마이다스코리아 1,500억원등 이달 중에 1조원 이상의 뮤추얼펀드가 시장에 쏟아질 전망이다.
이밖에 미국의 템플턴 펀드와 골드만삭스 등이 국내 금융기관을 통해 해외 뮤추얼펀드를 지난달부터 판매하는 등 국내 부동자금 유치에 가세하고 있다.
이들 외국계 펀드는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선진국의 증시활황을 주된 판매전략으로 내세우며 국내 금융기관들과 각축을 벌이고 있다. /이정배 기자 LJBS@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