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재계 신경영전략 부심/IMF구제금융시대

◎충격극복 비상경영체제 돌입/계열사 통폐합·한계사업 철수/현금확보·순익중시 경영으로 정부 기업규제 강화에도 긴장재계가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협상 타결에 따른 「메가톤급 충격」을 극복하기 위해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하는 등 생존을 위한 신경영전략 마련에 나서고 있다. 삼성 현대 LG 대우 등 30대그룹을 비롯 중견 중소기업을 가릴 것 없이 모든 기업들이 초비상경영체제를 구축, IMF의 지원쇼크와 주가폭락, 환율급등에 따른 최악의 경영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IMF의 구제금융이 이루어지는 수년간 2∼3%의 저성장이 불가피하고 기업들도 성장·국내외투자·재무·인력·조직·중장기전략 등 경영패러다임을 다시 짜야하는 상황이다. 기업들이 전개하는 IMF시대의 신경영패러다임은 ▲인력·급여·조직·경비·투자 등 5개부문을 줄이는 「5감시대」돌입 ▲계열사 통폐합 및 지분매각, 한계사업 철수 등 구조조정 ▲성장시대의 외형중시에서 현금확보와 순익을 중시하는 수익경영으로의 전환 ▲규제와 투명성을 강조하는 대기업정책 등 거대한 변화의 소용돌이에 빠질 전망이다. ◇5감시대 도래=IMF구제금융을 받는 수년간 강력한 재정긴축과 금융여신 축소 등 한파가 불어닥칠 수밖에 없다. 기업들도 IMF한파에서 살아남기 위해 투자·인력·조직·임금·경비 등 5대 핵심경영 부문을 대폭 줄이거나 동결해야 하는 초내핍경영에 나설 수밖에 없으며 본격적인 실천단계에 돌입하고 있다. 모든 기업들이 자금조달이 최대걸림돌이 될 것으로 우려, 투자를 마이너스베이스에서 전면 재검토하고 있다. 그룹마다 핵심 사업외에 투자는 전면유보하거나 포기하고 대형투자사업도 경기와 경영환경 변화에 따라 탄력있게 조정한다는 계획이다. 인력조정도 초미의 현안이다. 벌써 기업들이 임원의 10∼30%감축, 최고 50%의 직원줄이기, 명예퇴직과 권고사직을 시행하면서 대규모 해직사태가 현실화되고 있다. 30대그룹은 그동안 경기침체를 고려, 임금동결 및 삭감을 추진했으나 IMF의 구제금융 신청으로 더욱 강도높은 인력조정에 나서고 있다. 경총은 이와관련, 3일 긴급회장단회의를 열어 내년 임금협상에서 총인건비를 20∼30% 줄일 것을 제안할 방침이다. 이에따라 내년도 노사협상에서 고용조정 문제가 최대이슈가 되면서 난항이 예상된다. 삼성 등 대부분의 기업들이 조직을 최고 30%줄이기로 해 인력 재배치 및 감원으로 연결될 전망이다. ◇급피치 올리는 구조조정=최근 주요그룹들은 긴급 사장단회의를 열어 뼈를 깎는 구조조정으로 경영위기를 탈출하겠다며 비상한 각오를 다지고 있다. 삼성 LG 쌍룡 한화 한나 거평 등 주요그룹들은 ▲계열사 유사업종 통폐합을 통한 시너지효과 극대화 ▲본사의 지방이전 ▲부동산 매각 ▲합작지분 매각 등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두산 등 일부 그룹들은 한계사업만이 아니라 현금확보에 도움이 된다면 핵심사업도 과감하게 처분하고 있다. 재계는 공급과잉의 후유증을 앓고 있는 자동차 유화 조선 등의 구조조정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IMF는 특정산업의 구조조정에 간여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밝히고 있다. 그러나 이들 산업의 공급과잉을 해소해야 한다는 기본원칙은 분명히 제시하고 있어 관련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공급과잉의 대표적인 산업으로 지목된 자동차는 산은출자형태로 공기업화가 추진되고 있는 기아자동차의 향방이 초미의 관심을 끌고 있다. IMF가 부실정리는 시장기능에 맡길 것을 요구, 기아에 대한 출자에 제동을 걸 가능성이 있는데 따른 것. 조선업계는 수출입은행의 연불수출과 국적취득조건부 나용선(BBCHP)이 축소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로인해 영업상의 위축과 수주감소, 이에따른 경영난과 구조조정의 악순환을 걱정하고 있다. 유화업계는 주력품목의 설비투자가 완료된 상태여서 큰 문제는 없으나 테레프탈산, 카프로락탐 등 화섬원료의 신증설투자가 국내외 자금조달 차질로 연기가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철강업계도 구조조정의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왕소금작전 돌입=경비를 최대한 줄이기 위한 백태가 만발하고 있다. 삼성 LG 등은 업무용으로 지급했던 휴대폰 등 이동통신기기를 영업부서 등을 제외하고 모두 회수하고 임원들의 골프회원권 등 스포츠회원권을 반납하도록 했다. 현대는 해외연수를 30%줄이고 그룹본사 지하식당에서 제공해온 아침 저녁식사를 중단하기로 했다. 직원들의 카드요금청구서와 동창회보 등 개인우편물은 집으로 보내도록 해 문서수발인력을 줄이는 기업들도 늘어나고 있다. 직원들의 웬만한 해외나들이는 억제하고 출장시 호텔 및 비행기 좌석등급도 하향조정하고 있다. 중견기업들도 해외광고 촬영과 비싼 로열티를 주는 해외 브랜드 직수입 중단에 나서고 있다. ◇신대기업정책에 긴장하는 재계=재계는 정부가 IMF 긴급자금지원을 받는 것을 계기로 재벌들에 대한 강도높은 구조조정간섭과 경영투명성 등을 강조하는 신대기업정책을 펼 수밖에 없다며 긴장하고 있다. 정부와 IMF는 경제난국이 재벌들의 과도한 차입경영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고 감량과 구조조정, 경영선진화를 강조하고 있다. 재경원은 상호출자해소시한(2000년)을 앞당기고 그룹회장과 기조실 임원들의 상법상 책임부과, 상호지급보증 및 내부자거래, 불투명한 기업회계 등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겠다는 입장이다. 기업들은 『금융 외환대란시대에 기업들을 옥죄는 신대기업정책은 득보다 실이 크다』며 『지금은 얼어붙은 자금시장을 풀어주는 것이 시급하다』는 입장이다. ◇대응책=IMF 구제금융지원 시대에 살아남기 위해서는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데 공감하고 있다. 이와관련, 업계는 ▲수출위주의 전략 추진 ▲한계사업 정리 ▲재무구조 및 차입구조 개선 ▲현금흐름 중시경영 ▲감량경영 등이 시급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자산부채종합관리(ALM), 위험관리(RM), 회계정보시스템(AIS)체제 구축 등 신진경영기법의 도입도 서둘러야 한다며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이의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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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의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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