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서울보증] 삼성에 ABS옵션 요구

삼성자동차의 최대 채권자인 서울보증보험이 삼성생명 주식을 담보로 자산담보부증권(ABS)을 발행, 삼성차에 대한 여신을 먼저 회수하고 금융기관별 배분액과 부족분은 나중에 정산하는 방식을 추진 중이다.서울보증은 삼성생명의 상장 후 주식가치가 70만원에 미달할 경우 삼성이 계열사를 통해 되사가도록 바이백 옵션(BUY BACK OPTION)을 요구하기로 했다. 박해춘 서울보증보험 사장은 15일 『ABS발행을 통한 선 여신회수-후 정산 만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 삼성차 채권단간의 이해관계를 푸는 유일한 방법』이라며 『다음주 중 열리는 운영위원회에서 이같은 방안을 제안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단 현금화시키자=서울보증의 방안은 이건희 회장이 내놓은 삼성생명 주식을 이른 시일안에 현금화시키겠다는 것. 박해춘 사장은 『삼성생명 주식을 근거로 ABS를 발행한 뒤 이를 삼성차 회사채와 맞바꾸는 형식으로 부채를 처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삼성생명 상장이 올해 안에 이뤄지기 힘든 반면, 만기도래하는 회사채 원리금 상환 삼성차 협력업체 손실 보전 무담보 상거래 채권 상환 등에 급한 돈을 쓸 일이 많기 때문에 생명주식을 급히 현금화시켜야 한다는 주장이다. 朴사장은 『채권단이 400만주 전량을 맡겨준다면 두달 안에 현금화시켜 금융시장 경색우려를 해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보증은 살로먼스미스바니 등 외국 유수의 금융기관에 ABS발행을 의뢰한 뒤 삼성생명 주식운용은 전담 자회사(SPC)를 세워 맡길 예정이다. ◇주가산정은 시간낭비=朴사장은 『삼성이 생명주식의 가치가 70만원에 미달할 경우 차액을 보전해주기로 약속한 만큼 李회장이 사재출연한 400만주에 대한 평가작업이 필요 없게 됐다』며 『소요시간을 최대한 단축시켜야만 삼성차 법정관리에 따른 금융권과 협력업체들의 손실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채권단 일각에서 주식가치를 산정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지만 주가가 내재가치 및 미래가치·상장시기를 비롯한 여러가지 복잡한 함수관계에 따라 좌우되는 만큼 지금 계산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덧붙였다. ◇정산은 생명 상장 이후에=서울보증의 ABS발행 방안이 채권단회의를 통과하게 되면 삼성차 회사채를 갖고 있는 기관투자가들은 회수 가능성이 희박한 부실채권을 ABS증권으로 교환해 보유하게 되며 삼성자동차 회사채 발행 때 지급보증을 섰던 서울보증보험도 유동성 압박에서 벗어나게 된다. 서울보증보험은 만기 2~3년짜리 ABS의 발행을 검토 중인데 이 기간 중 삼성생명이 상장돼 가격이 형성되면 SPC를 통해 갖고 있던 생명 주식을 매각, ABS 소지자들에게 내준다는 방침이다. 朴사장은 『ABS의 만기가 도래했을 때 주가가 70만원에 못 미치거나 상장이 무산됐을 경우에는 비상장 계열사 등을 통해 주식을 70만원에 되사가는 바이백 옵션을 행사하도록 삼성에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삼성 관계자는 『계열사가 삼성생명 주식을 다시 인수하는 것은 선단식 경영을 해체하라는 정부의 요구에 어긋나는 것이므로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말했다./한상복 기자 SBHA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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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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