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중공업[034020]이 세계 최고의 원전기술을보유한 미국 웨스팅하우스사(社)의 인수를 추진하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있다.
1886년 설립된 웨스팅하우스는 전세계에서 가동중인 443개 원전중 약 50%에 해당하는 200여개 원전에 원천기술을 제공한 원자력발전 기술의 선도업체로 이를 인수할 경우 두산중공업은 미국의 GE, 캐나다의 AECL, 프랑스의 프라마톰 등과 함께 원전설비 분야의 새로운 강자로 부상하게 된다.
특히 우리나라가 그동안 지불해왔던 로열티 없이 순수 우리 기술로 원전을 건설할 수 있게 될 뿐 아니라 현재 한국전력기술(KOPEC) 등과 국책과제로 진행중인 한국표준형원전(KSNP-Model) 사업에도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두산중공업 관계자는 "웨스팅하우스는 IT업계로 치면 마이크로소프트나 인텔사에 견줄만한, 원자력발전에 관련한 대부분의 원천기술을 보유한 회사"라며 "이를 인수하면 우리나라는 단숨에 원전 원천기술 보유국가로 도약하게 된다"고 말했다.
두산중공업은 세계 원전시장이 오는 2020년까지 두자릿수 이상 크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최근 급속한 경제성장을 이루고 있는 중국에서도 2020년까지 40여기의 원전건설을 추진하는 등 원전시장이 급속히 성장하고 있는 데 주목하고 있다.
지속적 기술개발로 원전에 대한 안전성이 크게 높아졌을 뿐 아니라 최근 지속되는 고유가 사태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규제하는 교토의정서 발효 등으로 원전시장의 대폭적인 확대가 예상돼 시장성이 매우 밝다는 것이다.
두산중공업은 최근 중국 친산(秦山) 3단계 원전 프로젝트에 대규모의 설비를 공급하는 등 급성장하고 있는 중국 원전시장 진출을 적극 추진중이나 원천기술의 부재로 원자력발전소 전체에 대한 수출을 독자적으로 추진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두산중공업 관계자는 "원자력 발전에 대한 원천기술을 보유한 웨스팅하우스 인수에 성공할 경우 그동안 하청업체 수준에 머물렀던 국내 업체의 해외 원전수출에도활로가 트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미국의 입장에서 원전기술이 국가기간산업에 해당돼 선뜻 외국업체에 매각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을 뿐 아니라 최근 잇단 인수.합병(M&A)으로 두산그룹의 현금유동성이 많이 고갈된 점이 웨스팅하우스 인수의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인수자금은 컨소시엄 구성 등으로 해결할 수 있지만원전기술이 국가안보와 밀접하게 연관된 산업이라는 점이 인수에 걸림돌로 작용할전망"이라며 "미국 업체와의 컨소시엄 구성 등 다양한 방법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정 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