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병철회' 夏鬪 새변수로
민노총 내일 2차투쟁, 파괴력 큰 완성차·지하철노조등 가세한미銀노사 '고용보장'싸고 이견 여전…경영참여등 쟁점많아 타결 쉽지 않을듯
이번주 노동현장은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한미은행 노조원들이 파업 사흘째 맞이한 27일 서울 서린동 본점에서 집회를 갖고 파업일정을 논의하고 있다.
/이호재기자
병원 노사의 교섭타결로 진정세로 돌아섰던 노동계의 하투(夏鬪)가 민주노총의 2차 집중투쟁일인 29일을 전후해 새로운 고비를 맞게 될 것으로 보인다.
2차 집중투쟁에는 현대차 등 대규모 사업장에 이어 파급효과가 큰 지하철의 파업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노동계가 이라크 파병 반대 등의 문제까지 쟁점화하고 있다.
◇주요 쟁점과 전망=산별 연맹이나 노조, 개별 사업장마다 차이는 있지만 대체로 노동계의 공동 현안인 주5일 근무제 도입에 따른 세부 시행방안과 비정규직 정규직화 등이 교섭의 주요 쟁점이다.
또 임금은 현대차 노조가 기본급 대비 10.48% 인상과 당기순이익의 30% 성과급을, 금융산업노조는 정규직 총액기준 10.7% 인상을 각각 요구하고 있다.
금속산업연맹과 화학섬유연맹은 손배 가압류 철폐, 금융산업노조는 노조의 경영참가와 성과배분, 완성차 노조는 사회공헌기금 조성, 궤도연대는 구조조정 중단을 각각 주요 요구사항 가운데 하나로 내걸고 있다.
현재까지 이들 산별ㆍ개별 노사간의 교섭은 양측간의 이견으로 지지부진한 상태로 타결까지는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반면 사회적ㆍ경제적 충격이 생각보다 크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병원파업이 13일로 장기화됐지만 극단적 투쟁을 자제했다. 현대차 노조의 전면 파업 성명서에서 “계속되는 경기불황과 국민경제를 감안해 최단시일 내 노사협상을 마무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한 점도 이 같은 분위기를 반영하고 있다.
◇3일째를 맞은 한미은행 파업=한미은행 총파업의 가장 큰 쟁점은 고용보장 문제다.
씨티은행에 인수되는 한미은행 노조측은 고용안정을 구체적으로 보장하는 내용의 합의서를 요구하고 있는 반면 은행측은 ‘인위적인 구조조정을 하지 않는다’는 선에서 합의를 이끌어내려 하고 있다.
노조측은 씨티은행과 씨티은행 서울지점 노조가 지난달 31일 ‘직원 본인의 의사를 최대한 고려해 적재적소에 배치한다’ 등의 구체적인 약속이 담긴 합의서에 서명한 만큼 한미은행도 최소한 이 수준의 고용보장은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 경영진은 구체적인 임금과 단체협약 사항에 대해서는 은행연합회와 금융노조간 공동임단협 결과를 본 뒤 처리하자고 주장하고 있지만 노조측은 개별협상을 요구하고 있다.
권오근 한미은행 노조 부위원장은 “금융노조가 한미은행의 특수성을 인정해 개별 협상권을 위임했다”며 “사측도 이를 인정해 노조와 개별협상에 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영구 한미은행장은 “비공식적인 대화 채널을 계속 가동하고 있으며 적당한 시기에 협상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승량기자 schung@sed.co.kr
조의준기자 joyjune@sed.co.kr
입력시간 : 2004-06-27 17: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