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서울포럼 2014 21일 개막] 저성장 탈출 해법은 혁신… 창조경제 추동력 되살리기 시급

■ 포럼 통해 보는 한국경제

국정과제 제시 1년

구체적 성과 없어 비전 재조명 계기로

역사적으로 기술혁신은 세계 경제의 판도를 뒤집는 '게임 체인저(game changer)'였다. 영국의 경제학자 앵거스 매디슨의 연구에 따르면 1700년께까지 아시아 국가들은 전세계 총 국내총생산(GDP)의 60%를 차지하고 있었지만 1700년대 중반 영국에서 일어난 산업혁명으로 서유럽 국가들에 뒤처지기 시작한다. 1800년대에 접어들면서 세계 GDP에서 아시아가 차지하는 비중은 50%로 내려앉았고 1900년에는 19%로 수직 낙하했다.

기술혁신은 개인의 부를 폭발적으로 키우기도 한다.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지에 따르면 산업혁명 이전 영국의 1인당 연평균 GDP 증가율은 0.3%대에 불과했지만 산업혁명을 거치고 전화와 발전기 등이 발명되면서 1900년에는 1%까지 치솟는다. 두 차례 세계대전을 겪은 후 세계 1위 경제 대국으로 올라선 미국은 컴퓨터 등을 발명하며 1950년대 1인당 GDP 증가율이 2.5%에 이르기도 한다.


세계적인 경제학자들 역시 경제성장에 있어 기술혁신의 중요성을 앞다퉈 강조하고 있다.

벤 버냉키 전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지난해 한 대학 졸업 축하연설에서 "기술은 아직도 혁신될 여지가 많으며 기술혁신이 미국의 경제성장률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폴 크루그먼 미 프리스턴대 교수도 저서 '경제학의 향연'에서 "기술의 끊임없는 진보야말로 생산성 향상의 주요 원천"이라고 밝혔다.

이에 저성장의 늪에 빠질 위기에 놓인 우리나라도 창조경제를 앞세워 또 다른 경제 도약을 꿈꾸고 있다. 지난해 2월 박근혜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창조경제를 국정과제로 제시했고 미래창조과학부를 신설했다. 지난해 9월에는 국민의 다양한 아이디어를 모아 사업화하는 창조경제타운이 문을 열었으며 올 1월에는 재계 등 민간부문에서 30명, 정부에서 10명 등 총 40명으로 구성된 민관 합동 창조경제추진단도 출범했다.


특히 정부는 창조경제의 핵심 원동력으로 기술혁신을 꼽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6월 발표한 '창조경제 실현계획과 창조경제 생태계 조성 방안'에서 과학기술과 정보통신기술(ICT)의 혁신 역량을 강화하는 게 필요하다고 적시했다. 최문기 미래부 장관도 4월 정책 포털인 '정책브리핑'에 기고한 글에서 "창조경제의 중심에 과학기술이 있으며 과학기술에 대한 투자는 우리 국민의 윤택한 미래를 앞당기는 희망의 끈"이라고 밝혔다.

관련기사



하지만 최근 들어 창조경제 및 기술혁신의 추동력이 힘을 잃어가는 모습이다. 세월호 참사로 해양경찰청이 해체되는 등 정부부처의 개편이 가속화하고 '관피아'를 없애는 것이 국정 최우선 국정과제로 떠오르면서 창조경제에 대한 중요성은 상대적으로 줄어들고 있다.

더욱이 정부가 창조경제를 국정과제로 제시한 지 1년이 넘었지만 구체적인 결실도 나타나지 않고 있는 상태다. 3월 한국공학한림원이 회원 8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창조경제 개념에 대해 '구체적 실체가 보이지 않는다'고 응답한 사람이 전체의 35.8%에 달했다. '개념이 여전히 모호하다'는 답변도 17.3%나 됐다. 지난해 9월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이상일 새누리당 의원이 벤처기업인 55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전체의 50.9%가 '창조경제 정책이 잘 안 되고 있다'고 답했다.

이에 서울경제신문은 21일부터 이틀간 서울 호텔신라 다이너스티홀에서 열리는 '서울포럼 2014'에서 창조경제가 다시 한번 추동력을 받을 수 있도록 마중물을 붓는다. 정부가 창조경제의 핵심 키워드로 △현재의 틀을 깨는 '창조' △기술·산업·문화를 한데 섞는 '융합' △미지의 세계로 거침없이 발을 내딛는 '도전'을 내세운 것에 맞춰 3개 세션을 통해 각각의 분야에서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한다.

창조경제 측면에서 가장 눈에 띄는 이벤트는 포럼 이틀째인 22일 '도전' 세션 연설자로 나서는 윤종록 미래부 제2차관의 강연이다. 윤 차관은 정부의 창조경제를 최전선에서 진두지휘하는 미래부의 입장에서 창조경제의 현재와 미래에 대한 구상을 밝힐 예정이다. 이에 기업 및 경제주체들은 정부가 그리는 창조경제의 그림을 숙지하고 이에 맞는 경영전략을 짤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도 첫번째 '창조' 세션에서는 배리 아이켄그린 미국 캘리포니아대버클리(UC버클리) 경제학과 교수가 창조경제와 기술혁신을 위해 우리가 나아가야 할 길에 대해 조언할 예정이다. 오준호 KAIST 대외부총장 겸 휴머노이드로봇연구센터장과 이기상 현대·기아자동차 환경기술센터장(전무)도 창조 세션에서 강연에 나선다.

'융합' 세션에서는 뉴즈성 중국 칭화대 정보과학기술원 부학장이 정보기술(IT)과 에너지 분야를 융합한 사례를 소개하며 우리나라가 산업 간 융합을 원활하게 진행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조언할 예정이다. 또 김성완 서울대병원 의공학과 교수와 김용근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회장도 창조경제 및 기술혁신에 있어 융합의 중요성에 대해 역설한다.

'도전' 세션에서는 윤 차관 외에 손성원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 경제학과 석좌교수가 우리 경제의 미래가 기술혁신에 있다는 내용의 강연을 할 예정이다. 차두원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전략기획실장은 최근 떠오르고 있는 사물인터넷에 대한 강의를 할 예정이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