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 유통업 새 도전, 아이파크몰

25일 용산에 문을 여는 아이파크백화점이 여러모로 유통가의 주목을 받고 있다. 뜨는 용산 지역의 첫 백화점이라는 것도 그렇고, 백화점 개점을 계기로 할인점ㆍ극장ㆍ전문점ㆍ공연장 등 모든 시설이 아우러진 진정한 국내 첫 복합 쇼핑몰이라는 점에서도 관심을 끈다. 하지만 무엇보다 눈길을 모으는 부분은 계약자와 상인, 회사간에 상생 협약을 바탕으로 위임경영 방식을 도입했다는 점이다. 즉 현대아이파크몰 측이 매장을 분양받은 3,000여명의 계약자들로부터 매장을 위임받아 백화점사업을 직접 경영하는 것이다. 물론 운영 수익금은 계약자들에게 고루 돌려준다. 이 역시 국내 첫 시도다. 사실 아이파크백화점은 지난 2002년 계약자들에게 성공적으로 임대된 뒤 2004년 10월 ‘스페이스9’이라는 이름으로 화려하게 오픈했다. 하지만 일반인인 임대업자들이 유명 패션 브랜드를 유치하지 못하고, 경영의 의무가 없는 회사는 쾌적한 장사 환경 조성에 신경을 쓰지 않으면서 곧바로 ‘파리만 날리는 신세’로 전락했다. 매장은 텅텅 비었고, 패션점은 열지도 못했다. 쇼핑몰은 ‘스페이스’만 넘쳐났다. 1년6개월간 그랬다. 당연히 계약자들은 투자 수익은커녕 매달 임대료와 관리비로 골병이 들었고, 상인들은 장사가 안되니 계속 빠져나갔다. 회사 역시 수익 감소, 법적 소송 등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 결국 삼자가 머리를 맞대고 해결책을 이끌어낸 게 위임경영이다. 이에 따라 임대관리 업체인 현대아이파크몰이 경영권을 위탁받아 패션 유통 전문 인력을 구성해 기획, 브랜드 유치, 마케팅 등 전반적인 업무를 총괄, 드디어 백화점을 열게 된 것이다. 아이파크백화점에서 볼 수 있듯이 국내 집단상가인 수십여개의 쇼핑센터들은 큰 위기를 맞고 있다. 개발회사는 각종 감언이설로 분양에만 매달릴 뿐 투자 수익 회수 후 운영은 책임지지 않는다. 당연히 유통 노하우가 없는 일반 투자형 계약자들은 쇼핑몰의 시너지를 살리지 못한 채 장사에 어려움을 겪고, 급기야 쇼핑몰 전체가 파산 위기에 내몰리는 형국이다. 23일 최동주 현대아이파크몰 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의미심장한 말을 던졌다. “기존의 방식으로는 국내 대형 쇼핑센터의 앞날은 뻔하다. 발상의 전환을 가져야만 모두가 윈윈할 수 있다.” 아이파크백화점의 과감한 상생 정신이 더 이상 간과할 수 없는 사회적 문제로까지 대두되고 있는 대형 쇼핑몰 운영의 해법이 될지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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