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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교향악단으로 서울시향을 끌어올리는 데 최선을 다해야죠.” 정명훈 서울 시립 교향악단 예술 감독 겸 상임지휘자와 진은숙 상임작곡가는 서울 시향의 새로운 출발을 위해 두 손을 맞잡았다. 두 사람은 9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올 한해 구체적인 계획을 발표했다. 우선 가장 큰 프로젝트인 베토벤 교향곡의 전곡 연주와 어린이를 위한 교육 프로그램이 두 사람의 가장 큰 관심거리다. 지난해 3월 두 사람은 처음 만나 서울 시향이 세계적인 오케스트라를 만들기 위한 밑그림을 그리기 위한 의견을 나눴다. 진 씨는 “85년 한국을 떠난 이후 줄곧 한국 음악계를 위한 활동을 하고 싶었다”며 “새로 출발하는 시향은 올해 프로젝트를 통해 자신만의 독특한 성격을 만들어내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명훈 예술감독은 지난해 세 차례 지휘에 그쳤지만 올해는 25회 이상 시향의 지휘봉을 잡는다. 그는 “베토벤 교향곡은 연주자와 지휘자 모두에게 제일 아름답고 가장 힘든 작품 중 하나로 심포니 오케스트라 최고의 작품”이라며 “음악적인 면 외에도 형제애와 인간적인 면을 모두 담고 있어 관객들도 새로운 각도에서 음악을 감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올해 말 즈음이면 많은 사람들에게 음악을 들려줬다는 평가를 받고 싶고, 또 어린이를 위한 교육콘서트도 할 계획”이라며 “기회가 된다면 북한의 어린이와 함께 할 수 있는 무대를 마련해 보고 싶다”고 말했다. 상임 작곡가 제도는 세계적인 오케스트라의 기본 요건 중 하나이지만 국내에서는 이번이 처음이다. 진씨는 “해외의 경우 상임작곡가의 작품을 집중적으로 연주하는 것이 상임작곡가 제도의 일반적인 형태지만 이번 시향에서 나의 역할은 좀 더 포괄적”이라며 “국내에서는 한번도 연주되지 않은 작품 등을 포함한 연주 프로그램 구성과 젊은 작곡가들을 위한 워크숍, 그리고 어린이들을 위한 교육프로그램 등이 구체적으로 마련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베토벤 교향곡 전곡 연주는 지금까지 알고 있었던 베토벤이 아닌 다른 측면에서 조명하게 될 것”이라며 “그와 관련된 현대음악을 선정하고, 그의 생애를 담은 ‘루드비히 반’ 등 영화도 상영할 계획으로 베토벤의 전체적인 모습을 관객들에게 선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울 시향은 올해 다양한 현대 음악도 연주하게 된다. 진씨는 “현대음악이 지루하고 듣기 힘들다는 편견은 독일의 현학적인 작품이 국내에 많이 소개된 탓”이라며 “현대음악 중 경쾌하고 즐거운 작품들을 골라 고전음악, 낭만음악 등 귀에 익숙한 음악과 곁들여 연주해 관객들이 음악의 폭을 넓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진 씨는 내년 뮌헨에서 초연하는 오페라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작곡을 마치고 서울시향을 위한 곡도 작곡해 세계 초연할 계획이다.